EBS 불교철학 강좌 「도올, 인도를 만나다」를 강의중인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가 불교와 재즈의 만남을 공연형식으로 시도하며 마지막 강의(29일 오후 10시 방송)에 나선다.
도올은 "불교의 범패라는 것은 원래 가타나 우다나와 같은 감흥게로부터 출발한 것이다.그것은 영혼의 감흥을 있는 그대로 발출시킨 것이며, 범패의 정신은 오히려 흑인들의 영가나 재즈와 상통한다"고 말했다.
불교와 재즈의 만남은 불경을 재즈음악으로 만들어보자는 도올의 발상에 음악인들이 자발적이고 즉흥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이뤄졌다고 연출을 맡은 유규오 PD는 말했다.
전 공연에 걸쳐 사회를 맡은 도올은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필요에 따라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내레이션도 한다.
원시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코뿔소의 외뿔경전」의 내용을 가사로 만든 재즈곡이 서울재즈아카데미 전문 재즈뮤지션으로 구성된 밴드에 의해 연주된다.
이어 정통 프리재즈가 공연되고 국안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재즈의 달인으로 평가되는 강은일의 해금연주가 합주된다. 그리고 도올이 「담마빠다」의 내용을 추려 랩식으로 내레이션을 한다.
또 서울재즈아카데미의 젊은 록밴드에 의해 '번개여 쳐라! 나를 없애라!'라는 「금강경」의 내용이 격렬하게 연주되고 「반야심경」의 내용이 랩식으로 풀리면서 신나게 공연된다.
유PD는 "스튜디오 사정이 나빠 전문적인 음향시설을 갖춘 홀에서 녹화할 생각도 했으나 도올이 강의장을 고집했다"며 "'음악의 감동은 설비나 음향의 물리적 여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환경속에서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교감되는 현장의 기가 전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게 도올의 견해였다"고 전했다.
도올은 강의를 마친 소감에 대해 "무엇보다 팔리어 경전과 초기불교의 세계는 나에게는 모험의 대상이었으며 그 모험을 감행하면서 얻는 생생한 깨달음을 많은 사람들과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지적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종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맹목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부터 분석과 탐구와 합리적 해석과 깨달음의 경지로 승화되는 거족적인 체험의 한발판이 됐으며 더 이상의 보람이 없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