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청년회(회장 김규범)와 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김혜정)가 개최한 '2002 사랑의 연꽃미팅 페스티발'이 10월 12일 서울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불교계 선남선녀 100여 명은 '불교 상식 열전퀴즈', '사랑의 연꽃 촛불 전달식', '커플매칭' 등 불교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는 기회를 가졌다.
"자, 그럼 불교계와 듀오가 함께 하는 공개미팅을 시작합니다."
팡파르 음악이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연꽃미팅 페스티벌'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평소 얌전하기만 한 불자 남녀들은 서로 눈치 보기가 바쁘다. 처음 만난 사이니 당연한 일이다.
이때 어색한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유행가가 약. 사회자와 함께 유행가를 부르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마다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각 테이블 조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노래를 부르고 어느새 율동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번에는 '혼성 댄싱 경연'을 하겠다고 사회자가 선언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끼리 춤을 추라니, 일순간 좌중이 술렁댄다. "세상에 처음 만난 남녀에게 무대에 올라 춤을 추라고?" 여기저기서 수군거린다.
하지만 자기를 돋보일 기회는 지금뿐이다. 한 커플이 손을 잡고 무대로 뛰어 나가고 여기 저기에서 남녀들이 따라 뛰어올라가면서 춤 경연이 시작됐다.
수줍은 듯 땅바닥만 보기만 하던 배 모양(27, 방송작가). 파트너인 노 모씨(34, IT업체 근무)가 격렬한 디스코를 추어 대자 그녀도 모르게 소매를 걷어붙였다. 두 사람의 춤을 구경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이 사람들 정말 프로'란 말이 절로 나온다. 어느새 테이블마다 자기 팀에서 나간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저녁 식사 후 시작된 '불교 상식 열전퀴즈' 코너. 남녀 파트너가 함께 나와 불교에 대한 지식수준을 경쟁하는 순서다. 이 모씨(29, L건설 근무)와 박 모양(26, 대학원 재학)이 커플을 이루고 나왔다.
박 모양이 묻는다. "부처님 아들 이름은?" "아난이던가" 답답하다는 듯 박 모양이 거든다. "좀 이름이 이상한데…" "이상하다 목련존자?" "통과!" 평소 잘 알던 내용도 나와서 풀다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 듯하다.
막 자리로 돌아온 처녀가 총각에게 말한다. "라훌라잖아요." 어느새 둘은 귓속말을 할 정도로 친해진 모양이다. 라훌라가 왜 그리 기억이 안 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들은 어느새 다른 팀의 게임을 지켜보기에 바쁘다.
어느새 네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이제 마지막 순서다. 서로 마음에 맞는 상대방을 골라 듀오가 나누어준 쪽지에 이름과 번호를 적어 넣으면 된다.
상대의 눈치를 탐색하는데 여념이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내 인연인가 알기가 어렵다. 전생과 현생에 지은 업대로 천생연분을 맺을 수 있기를 빌어본다.
강유신 기자
shanmok@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