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교육과정 교과서에서 실린 불교관련 내용을 전부 분석한 결과, 기술 오류와 종교편향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9일 파라미타청소년협회 부설 청소년문화연구소(소장 김형중)가 지난 6월 1일 '제7차 교육과정 초·중·고 교과서 불교교리 오류 및 종교편향서술 실태 분석'에서 다루지 못한 고등학교 국어, 철학, 사회문화 과목의 불교관련 내용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경우 6차 교육과정에 실렸던 한용운의 ‘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 현진건의 ‘불국사 기행’, 향가 안민가 등 3작품이 삭제됐다.
특히, 6차 교육과정 문학교과서에서 거의 실렸던 한용운의 시의 경우,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발행한 교과서 ‘찬송’ 등 2편, 한국교육미디어 발행 교과서 ‘알 수 없어요’ 1편이 각각 실린 것을 빼고, 나머지 9종 문학교과서에서는 삭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천재교육 발행 문학교과서의 경우, 사찰 대웅전의 안내문을 ‘어느 유명한 관광자의 안내문’이라고 서술, 성스러운 수도의 도량을 관광지라고 한 점은 종교편향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10단위였던 교과서 구성이 6단위로 줄어들고, 1종이었던 것이 3종으로 늘어난 철학 교과서의 경우, 기존의 서양 철학 중심의 교과 구성이 아예 서양철학 위주로 서술되는 등 기술 오류와 종교편향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서에 실린 동서양 철학자 비율을 살펴보면, 기존에 25명(24.5%)이였던 동양인 철학자 수가 11명(12.6%), 15명(23.4%), 20명(20%)으로 줄어든 반면 서양인 철학자의 경우 여전히 7.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학사 발행 철학교과서의 경우, 원효나 이이에 대한 언급이 생략되는 등 이를 반증하고 있다. 또 불교 관련 기술 오류 및 교정 실수 등 13항목도 조사됐다. 석가모니의 6년 수행처인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을 ‘눈 내리는 히말라야 산’으로 기술하는가 하면, 석굴암 본존불상을 ‘보존불상’으로, 오온의 수(受 )를 각(覺) 등으로 기술하는 등 기초적인 교정조차 보지 않고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교과서로서의 공신력까지 의심케 하고 있다.
종교 편향적 기술은 더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의 교과서 언급조차 없던 창조론이 삽입된 것은 물론, 과학자들에 의한 과학적 근거하고 언급되고 있다.
기존 1종에서 6종으로 늘어난 사회문화 교과서의 경우, 주로 불교의 탄생 과정, 대ㆍ소승 불교, 간다라 미술 등 너무도 미미한 개론적 수준으로 구성되어, 자칫 학생들로 정체된 과거의 종교로 인식시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청소년문화연구소 김형중 소장은 "지난번에 분석한 내용과 함께 백서 형식으로 발간해, 교과서 개정 운동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좀더 면밀한 분석을 위해서 상주 전문인력 확보와 예산이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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