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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살리기 정진도량에서 수행 중인 수경스님을 비롯해 종호, 묘수스님, 경기도 선재동자원 지산스님, 선화가 원성스님, 운문사 학인 스님 40여 명과 재가신도들은 오전 10시 50분 서울역을 출발해 오후 5시 조계사까지 3보1배로 수행정진을 했다.
6km거리의 아스팔트 위에 3천 번 이상 이마를 조아리는 3보1배를 통해 사부대중들은 "무한히 베푸는 자연에 감사하고, 국립공원을 파괴하는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스스로 참회해 북한산 국립공원을 살리자"는 의지와 염원을 다졌다.
3보1배는 세 걸음 후 한 번 절하는 것으로 스님들이 염원을 담아서 기도를 시작할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이마와 팔꿈치, 무릎을 바닥에 댐으로써 자기를 한없이 낮추고 상대를 지극히 받드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북한산 국립공원 살리기 3보1배는, 첫 번째 걸음은 인간들의 이기심과 탐욕을 참회함이며, 두 번째 걸음은 스러져가는 뭇생명에 대한 연민과 위로, 세 번째 걸음은 자연과 뭇생명을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이며, 1배는 위의 세 걸음을 통한 참회와 소원을 성취케 해달라는 기도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11시 20분 경 서울역 앞 LG건설 빌딩 앞에 도착한 사부대중들은 "관통터널을 뚫어 북한산을 파괴하자 말라"며 LG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참회를 촉구하는 20배를 올렸다. 사부대중들은 낮 12시 남대문, 12시 50분 시청 앞 광장, 1시 50분 지하철 을지로 입구역, 2시 35분 종각역을 통과해, 4시 30분경 조계사에 도착에 회향식을 봉행했다.
수경스님이 목적지 조계사를 불과 몇 백 미터 앞 둔 국세청 앞에서 탈진해 응급실에 긴급히 실려 가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참가대중들은 한 점 흐트러짐도 없이 조계사에 도착해 원만 회향식을 봉행했다.
회향식은 '불자님들에게 드리는 글'과 '김대중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들이 낭독되고 마무리됐다.
'불자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정진대중들은 "이기와 탐욕으로 북한산을 죽이는 것은 우리 자신을 죽이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불자들에게 "북한산에 깃들어 사는 뭇생명의 존귀함을 받드는 도반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안국동 한국병원에 긴급 호송된 수경스님은 위급한 고비를 넘겼지만 심한 탈수증으로 1, 2주 정도의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유신 기자
shanmok@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