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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받은 벽안의 스님들
"폴란드와 한국이 결승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5월 30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축구대표팀의 훈련에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세례를 받은 인물은 예지 엥겔 감독도 골키퍼 예지 두데크(리버풀)도 아닌 '벽안'의 스님들이었다.

주인공은 폴란드 선수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계룡산국제선원 무상사의 주지인 오진(44)과 이 사찰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주불(36) 스님.

이들 모두 폴란드 출신으로 알려지자 폴란드 언론들은 줄에 줄을 이어 인터뷰 공세를 펼쳤고 스님들은 선수 구경은 커녕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국에 오게 된 시기가 각각 다른 이들 스님은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을 만나 불교에 입문했다.

폴란드에서 경호원으로 일했었다는 주불 스님은 "삶에 대한 회의를 많이 하던 90년 폴란드에서 숭산 스님을 만나 배움을 얻었고 2차례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부터 계속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무상사는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사찰로 설법도 오진 수님이 영어로 한다는 게 주불 스님의 설명이다.

특히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를 좋아한다는 주불 스님은 "목표를 향해 노력을 한 결과가 축구는 승리로 나타나고 불자는 깨달음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팀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폴란드팀을 응원할 것"이라며 "양팀이 결승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200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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