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일 소장이 사찰 주변의 생태 감시에 나선 것은 8년간 생태기행을 하며 “사찰이 생태적 자세로 돌아와야 산을 지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국토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생태기행을 하면서 사찰이 대형불사를 벌이며 주변 자연환경까지 파괴하는 현장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산 정상에 작은 탑을 만든다며 자재운반용 헬리콥터장을 산에 만드는가하면 관광객과 등산객이 늘면 터를 넓히려 숲을 베어내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만큼 사찰 주변의 자연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되기 힘들었다.”
김 소장이 보기에 사찰의 자연 훼손은 외부 개발에 의한 ‘피해’가 가장큰 이유이지만 사찰 자체의 ‘자해’도 적지 않았다고.
“아파트와 달리 사찰 건축은 꽃 심듯, 나무 심듯 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사찰 내부 구조를 바꾸고들 있다”고 지적한다.
“설거지 물마저 아끼는 발우공양(鉢盂供養), 친환경적인 ‘푸세식’ 화장실 해우소(解憂所) 등 사찰에는 불교 고유의 생명정신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최근에는 찾아 보기 어렵다”고.
결국 불교계부터 생태적 수행자세로 돌아오자는 뜻에서 사찰생태 보호운동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다행히 교계 내부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스님들이 많아 운동이 순조로울 것 같다”고 웃는다.
김 소장은 고등학교 국어교사를 지내다 73년 출가하여 칠장사에서 수도하다 5년만에 환속한 불교도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