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10개도시 30여사찰서
조계종 외국인대상 자원봉사聯 발족
홍보 사이트·안내 리플릿 등 준비
편의시설·다양한 프로그램 ‘성공 관건’
왜 하나? :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 중 우리나라를 찾을 외국인관광객은 연인원 80여명만 명으로 월드컵조직위는 추산하고 있다. 이중 6만여명의 외국인들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할 전망이다.
템플스테이는 우리민족의 고유문화가 숨쉬고 있는 전통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문화행사로 5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40일간 시행된다.
템플스테이는 전통사찰을 매개로한 새로운 관광문화의 인프라개발 및 문화민족의 이미지 선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외국인관광객 숙박시설문제도 해결 할 수 있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도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의 템플스테이 시행은 대사회적 기여와 함께 월드컵과 사찰문화체험을 접목해 문화월드컵으로 승화시키고 한국불교를 세계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떻게 하나? : 10개 월드컵 축구장 주변 30여 전통사찰에서 템플스테이가 시행된다. 이들 사찰은 사찰 보수를 거친 뒤 월드컵 기간 중 1박2일 이나 2박3일 기간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한국불교와 사찰안내 교육과 숙소를 배정받으며, 수련복, 자료집, 사찰안내지도, 청규집을 제공받는다.
템플스테이 주요프로그램은 전통예불, 참선, 발우공양, 다도, 문화재 관람 등이며, 회향식 때는 수료증(법명)과 한국불교 기념품을 제공받는다. 30여 사찰에 외국인 50명씩 총 1500명을 40일간 묵게 되면 연인원 6만명이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준비상황은? : 템플스테이 사업을 주관하는 조계종은 1월 초부터 전통사찰의 신청서를 받는다(문의 02-720~7060). 선정위원회는 신청사찰 심사를 거쳐 결과를 통보하고, 사찰 보수비를 지급한다.
지정사찰 선정기준은 거리상 개최장소와 가깝고, 수련법회 경험이 있으며, 가람과 주변환경이 어우러진 사찰이어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 구축 및 콘텐츠 개발도 1월 초 업체공고 및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업이 이뤄진다. 언어별 검색, 텍스트지원, 디자인 등을 고려한 예약시스템과 한국불교 사찰에 대한 내용, 템플스테이 홍보자료가 구축된다.
또한 구랍 12월 8일 조계종 포교원은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내외 행사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안내하게 될 외국인대상 자원봉사자연합회를 발족했다.
월드컵 기간중 템플스테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될 외국인 대상 자원봉사자연합회는 조계사, 봉은사, 송광사, 통도사, 불국사, 통도사 부산 포교당, 연등국제불교회관, 신흥사 신도 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포교원은 국제포교사회와 영어 중국어 일어 3개 국어로 제작하는 안내 리플릿을 제작할 방침이다.
각 단체들의 움직임 : 한국불교 종단협의회는 월드컵 개최시기에 맞춰 10대 도시 축구장에서 각 종단 주관으로 축하법회, 기념전시회, 문화공연, 체육행사 등을 다채롭게 펼칠 예정이다. 종단협은 이와 함께 월드컵 문화시민운동도 전개, 명랑만화 제작 및 배포, 계도캠페인 전개, 지하철 역사 광고, 경기장 주변 청결운동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불교사암연합회도 월드컵 기간 중 대전시의 지원을 받아 불화 및 서예전시회, 사찰음식전, 다도시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명원문화재단도 템플스테이 진행사찰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 한국의 차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다도시연회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과제는? : 템플스테이 사업의 성공적인 회향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찰 내 편의시설 확보이다. 봉은사 외국인안내 자원봉사자모임 이태길 회장은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지만, 사찰 내 시설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인 템플스테이 사업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템플스테이 사업이 1회성 행사에 그칠 경우, 외국인 포교를 위해 축적한 역량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가장 큰 관건이 템플스테이사업을 위해 구축한 인터넷 사이트의 가동 및 유지이다.
월드컵이후 템플스테이 사업을 일본처럼 국내 일반인 포교에도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국내에서도 주 5일근무제가 실시되는 만큼 사찰관람객들을 포교하는 새로운 관광문화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프랑스 쟈크 도골피안 교수는 최근 <한겨레21> 기고를 통해 “월드컵기간중 한국문화를 알릴 수있는 프로그램의 실시여부가 월드컵 성공개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것이다”고 밝혔다.
김원우 기자
wwkim@buddhapia.com
월드컵 10개 경기장 주변 불교문화재
●서울 : 정치,경제,문화의 중심도시인 서울. ‘우리민족의 문화와 역사, 희망’을 담아낸 서울경기장만큼이나 서울의 불교문화 역시,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조계종 총본사인 조계사, 봉원사의 불교의식 영산재, 북한산 도선사의 마애석불, 승과를 실시했던 봉은사 선불당, 화계사 동종 등이 있다.
●대구 : 해발 1,192m의 팔공산. 수많은 문화재가 있는 불교문화의 성지인 이곳에는 동화사,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국보 14호) 등이 자리잡고 있다. 그밖에 주변에는 기도영험도량 갓바위, 대구 동쪽 72km 떨어진 경주시 토함산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 다보탑(국보 21호)과 석가탑(국보 23호) 등이 있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은 팔만대장경이 모셔진 법보사찰 해인사가 합천에 있다.
●울산 : ‘낙동정맥’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해발 1,240m의 가지산에서는 신라 현덕왕 16년(824년) 도의국사가 창건한 석남사가 있다. 국내외에서 가장 큰 비구니 종립 특별 선원으로 널리 알려진 이 절에는 석남사 부도(보물 369호), 석수고 등이 있다.
●부산 : 범어사에는 삼층석탑(보물 250호), 대웅전(보물 434호)가 있고, 근처 양산 통도사에는 대웅전(보물 144호)을 비롯해 총 65동 580여간 구성돼 귀중한 불교 문화재가 많다. 또한 신라 진흥왕21년(560년)에 신승이 창건했다는 운주사는 비구니 전문강원으로 금당 앞 석등(보물 193호), 원응국사비(보물 316호) 등이 있다.
●광주 : 증심사에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131호), 삼층석탑이 있고,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조성했다는 화순 운주사에는 와불과 석실에 두 개의 부처가 등지고 앉아 있는 운주사석조불감(보물 797호)과 구층석탑(보물 796호)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통일신라 때 창건된 구례 화엄사에는 각황전(국보 67호), 영산회괘불탱(국보 301호) 등이 있다.
●서귀포 : 1700년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모든 사찰이 폐쇄되었던 제주도는 1900년대 비구니 안봉려관 스님이 관음사를 중창하며 부흥됐다. 서귀포 중문단지에 있는 약천사는 10만여 신도의 도움으로 8년 6개월 만에 완성한 대적광전이 단일 법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이다.
●전주 : 목탑에서 석탑양식으로 옮겨가는 구조를 보여주는 전주 인근의 미륵사지 구층 석탑. 그밖에 백제 법왕 원년(599년)에 창건된 김제 금산사는 미륵신앙의 근본도량으로 미륵전(국보 62호), 노주, 석련대, 혜덕왕사 진응탑비, 오층석탑, 석종, 당간지주 등이 있다.
●대전: 남매탑 전설이 전해오는 공주 동학사. 근처 갑사에는 철당간 및 지주(보물 256호), 삼신괘불탱(국보 298호), 동종(보물 478호) 등이 있고, 효종 원년(1950년)에 제작된 갑사괘불은 물품의 시주자를 적어놓아 17세기 중반의 생활상과 사찰의 재정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 보은 법주사의 팔상전(국보 제55호)은 오층 목탑이 있다.
●수원 : 조선조 정조가 ‘부모은중경’을 듣고 창건했다는 효사찰 용주사. 용주사에는 고려시대 청동종인 용주사범종(국보 120호), 천연기념물 264호 용주사 회양나무, 당시 최고의 화가 김홍도가 그렸다는 부처상 등의 귀중한 불교문화재가 있다. 또한 비구니 수행도량인 수원 봉녕사가 수원불교를 말하고 있다.
●인천 : 강화 전등사는 석가삼존을 봉안한 대웅보전(보물 178호)과 조선 중기 다포계 건물인 약사전(보물 179호) 등이 유명하다. 인근에는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낙가산 보문사에는 석굴사원인 보문사석실, 낙가산 중턱에 일명 눈썹바위 암벽에 조각된 마애석불좌상이 있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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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체험 : 미국인 클라라씨 수원 봉녕사에 가다
미국 LA에 살고 있는 직장인 클라라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6월 5일 수원에서 열리는 미국-포르투갈 경기 입장권을 구입했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클라라는 관광보다는 동양문화를 체험하고 싶었던 차라 템플스테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수원경기장 주변 봉녕사의 2박3일 일정 프로그램을 보고, 참가 신청비를 은행에 입금했다.
드디어 6월 3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클라라는 곧바로 794년의 역사가 깃든 비구니스님들의 수행도량인 봉녕사로 향한다. 종무소에서 간단한 입방절차를 마치고, 공양간으로 가니 발우공양 체험이 기다린다. 공양 후 목탁소리가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퍼지고, 비구니스님들이 줄지어 법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잠시 후 범종각에서 웅장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운판과 법고소리도 연이어 들린다. 법당에 들어와 스님들과 저녁예불을 함께하니 마음속에 감동이 물밀 듯 하다. 다음날 아침공양 후 안내스님, 자원봉사자들을 따라 경내를 둘러본다. 대적광전, 약사보전, 용화각 등 각 전각의 설명을 듣고 열심히 메모한다.
세계최초의 비구니 율원 금강율원으로 향한다. 그 옆의 비구니 강원 육화당에는 해맑은 학인 스님들이 탁마에 여념없다. 흐트러짐 없이 공부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보니 절로 감탄이 이어진다.
오후에는 향하당의 다각실에서 사중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다담을 나눈 뒤 한국의 전통선인 화두 선을 체험한다. 오후 6시부터 미국과 포르투갈의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클라라는 서둘러 수원경기장으로 향한다.
클라라는 다음날 인근의 용주사와 미륵당, 세계문화유산인 수원성 등을 둘러보고 한국불교문화의 진수를 마음속에 담아미국으로 돌아갔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행사
참선·다도·예불… ‘가장 한국적인 문화’
미주·유럽인-동양정신 ‘신선한 감동’
아시아인-가람배치·탱화 등 관심
서울시가 2000년에 실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및 설문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미주 유럽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참선, 다도, 예불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졌다.
미주 유럽인들이 한국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참선, 다도, 예불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은 것은 최근 일고 있는 서구사회의 불교열풍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서구인들의 경우, 티베트불교와 남방불교를 접해온 만큼 한국불교에 대해서는 낯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업스님(국제포교사회 부회장)은 “외국인들은 개인적인 가치관이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스님들이 함께 모여 예불모시는 것을 굉장히 감동적으로 받아들인다”며 “한국의 선불교 전통을 설명하고, 전통 선을 체험케 하여 한국불교의 진수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애스님(그리스)은 “스님들과 다각실에 둘러앉아 한국 차를 발전시킨 초의 선사에 대한 얘기 등을 하며 차를 마시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이채롭게 다가갈 것이다”며 “도자기 만들기 등 실제 몸으로 해보는 체험도 한국문화의 깊이와 생활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인상 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사결과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동양권 관광객들은 사찰구조 탱화 고궁 박물관 코엑스 63빌딩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찰안내와 지역 관광코스의 연결도 고려해 볼만 하다. 특히 동양권 관광객들은 사찰 예법을 함께 하는 것 보다는 자신들의 나라와 다른, 무언가를 찾으려는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보스님(방글라데시)은 “원로스님들의 선적인 법문과 사찰 구조에 대한 설명이 가장 큰 감동을 줄 것이라고 본다”며 “현대적인 시설물과의 연계코스를 계발해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전스님(중국)은 “불화 단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그려보는 체험이 재미있을 것”이라며 “종이위에 부처님을 그려보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속에 부처님의 모습을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계사에서 외국인 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수명씨는 “지난해 10월 조계사 외국인 안내소가 집계한 외국인의 불교문화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사찰구조와 단청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며 “외국인들은 자국에 돌아가서도 종종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국불교를 소개하여 다시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템플스테이를 잘 운영할 경우 상당한 포교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템플스테이 사업을 처음으로 제안한 정무형(한림대 국제대학원)교수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의 불교가 전세계 불교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템플스테이 사업도 10년 정도 앞을 내다보고 시작해야 외국인 포교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원우 기자
wwkim@buddhapia.com
불교문화 체험프로그램
템플스테이 기간 중 외국인들이 불교문화를 체험할 프로그램은 예불, 참선, 발우공양, 다도, 전통등 만들기, 범패시현, 대장경 인경, 선무도, 녹차제작, 민속놀이, 탑돌이 등 다양하다. 이중 대표적인 전통사찰 체험프로그램을 간추려 소개한다.
●예불 : 대표적인 불교의식인 예불을 통해 불교적인 장엄미와 오랜기간에 걸쳐 축적된 불교음악을 체험한다. 특히 외국인들이 예불에 참가하여 범종소리의 웅장함과 운판, 법고소리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불교적인 깊이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해당언어를 우리나라 의식에 맞춘 자료집을 준비해 본다.
●참선 : 견성성불에 이르는 방법이며, 개인의 정신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선 수행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조사선의 난해함 보다는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참선법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의 경우는 좌식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뒷방석을 두 세 겹으로 두껍게 깔아주는 배려도 필요하다.
●발우공양 : 발우공양 체험을 통해 환경 친화적이며, 현대인의 건강에 적합한 사찰음식문화의 경험을 준다. 발우공양법은 오폐수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발우공양 습의교육을 실시하여 충분히 인식시킨 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도체험 : 조선시대 초의선사에 의해 재정립된 한국불교 차문화와 녹차의 효험들을 소개한다. 외국인들이 처음부터 예법을 지키며 녹차의 맛을 느끼도록 기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편안한 분위기 속에 차를 마시며 사중스님들과 외국인들이 불교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으로 이끌어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찰안내 : 불교의 전체교리가 화현돼 있는 사찰에 대한 정확한 소개가 필요하다. 사찰의 당우와 문화재 소개는 한국문화의 특이성과 본질을 알리는 중요한 기회다. 특히 불교에 대한 이해를 가장 쉽게 전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교리와 설화를 곁들여 쉽게 전하도록 한다.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머물고 있는 사찰인 만큼 이해도가 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등 만들기 : 무명을 밝혀 지혜와 자비로 깨달음에 이르려는 큰 원력을 담고 있는 등의 의미를 설명한다. 등을 만들어 불을 밝힘으로써 개인의 행복은 물론 일체중생의 평화를 기원하는 불교전통의 등문화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한다. 등 제작은 소요시간에 따라 컵등이나 작은 연등 만들기로 대체하는 프로그램도 고려해 볼 만하다.
●탑돌이 : 달밝은 산사의 마당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며 탑을 돌며 염불하는 탑돌이는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탑을 한바퀴 돌 때마다 탑제를 올리고 축원을 드려보는 시간을 갖도록 진행한다.
●선무도 체험 : 외국인들이 선체험과 함께 관심갖는 분야가 동양전통무술이다.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선무도에 대한 설명과 체험을 통해 정신과 육신의 조화를 느끼도록 한다.
외국의 사례
일본의 사찰숙박
일본에서는 템플스테이를 ‘사찰 숙박(宿坊)’이라고 부른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일본인들은 사찰을 성지로 가꾸는 동시에 신도나 참배객들에게 적극 개방하고 있다. 사찰이 외국인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숙박시설을 갖추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템플스테이는 사찰요리, 온천, 문화재, 불교미술, 정원 등을 보고 즐기는 것은 물론 일본 선(Zen)과 다도 체험 등 고급 문화관광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급 호텔과 연계된 홍보 및 예약 시스템도 가동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사찰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숙식 등을 예약할 수 있다.
교토의 청수사 앞길등 사찰 사하촌 역시 잘 정비되어 있다. 일본의 전통가옥이 밀집한 사하촌 거리에는 아름다운 도자기집과 전통과자집, 찻집, 전통에술 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어 하나의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의 템플스테이는 국제적인 행사에 맞춰 일시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세계인과 국내인을 상대로 한 체험관광 사업의 성격도 갖고 있다. 월드컵은 일본과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우리 전통문화를 중국 일본과 비교해 그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대 경연장이 될 전망이어서, 수십년의 전통을 가진 일본 템플스테이를 벤치 마킹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수도원 개방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가톨릭 수도원을 숙박시설로 활용해 가톨릭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수도원이 성지 순례자나 성직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전통이 있어 수도원 숙박은 자연스러운 광경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도원이 완전히 호텔이나 호스텔로 바뀐 경우도 50여 곳에 이른다. 이런 수도원 호텔은 고요히 명상하며 쉴 수 있어 여행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상의 홍보 및 예약체계까지 갖추고 있는 수도원 호텔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8만여 명(외국인은 3만5천여 명), 이제는 전문 호텔업자들이 운영하는 인기 관광코스가 되었다.
스페인에서 수도원 호텔이 많이 생긴 이유는 신도 격감으로 인한 수도원 자체의 재정난, 지역의 개발요구, 유럽내 최대 휴양지인 스페인의 숙박시설난, 가톨릭 선교차원의 개방, 이색 관광상품으로 수요급증 등으로 분석된다.
‘수도원에서 머물며 숙식’이라는 이러한 관광상품은 성지순례와 문화유적 답사라는 두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런 경우는 유럽인들에게 티베트의 어느 사찰에서 며칠동안 머물며 체험하는 성지순례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것과 마찬가지이다.
엄숙한 수도원이 호텔로 전환되는 것은 상업화라는 부정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쇠퇴하는 유럽의 기독교를 다시한번 돌이켜보고 새로운 믿음의 계기를 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
프랑스의 사찰수련회
19세기부터 시작된 프랑스 불교는 60년대 말부터 교세가 커지고, 90년대부터 수행에 관심을 갖는 불자들이 크게 늘고있다. 가톨릭(68%) 개신교(6%)에 이어 불교(5%)가 3대 종교를 차지하는 프랑스에서는 가족단위의 수행처가 템플스테이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수백개의 선불교센터와 티베트불교 명상센터가 있다. 선센터에서는 큰 성을 매입, 전용 수도장으로 사용해 연간 수천여 명 이상이 이곳에서 수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산사수련회가 새로운 여름 문화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족단위 수행처로 가장 즐겨 찾는 곳이 프랑스 남부 보르도지방에 있는 ‘자두마을’이다.
매년 1500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자무마을에서는 명상과 기도, 설법, 묵언 등의 수행프로그램이 24시간 운영된다. 자두마을에 소속된 타지역의 100여 개의 사찰도 개별적으로 적당한 수행비를 받고 숙박을 겸한 수행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두마을 방문자의 절반이상이 외국인인 점은 우리나라 사찰이 외국인 포교를 위해 배워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김재경 기자
jg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