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명군 유엔아동특별총회 한국대표 선정’ 부산시 범어사 사하촌에 위치한 금정중학교 교문에 걸린 현수막 문구다. 영어회화반 회원인 유재명군은 9월 16일부터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특별총회에 한국대표로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이는 그동안 금정중학교가 학생들의 소질을 개발하고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 실시한 특기적성교육의 성과다.
금정중학교에는 취미와 관심을 같이 하는 학생들이 결성한 체육, 취미, 학예 분야의 50여개 동아리가 있다. 그 중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아리는 K.I.C(Kumjong Internet Club)라 불리는 인터넷부와 편집부, 불교보이스카웃, 영극영상반 ‘해오름’, 레슬링부 등이다.
특히 창단 10년이 넘은 레슬링부는 지난 6월 전국소년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고 정성화, 강진규 등 국가대표를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연극영상반은 방학을 반납하고 매일 학교에 나와 연극연습을 해 지난 9월 8일 금정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이문열 원작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무대에 올렸다. K.I.C.도 학교신문과 인터넷 신문(http://www.kjjhg.wo.to)을 발행하며 학교를 알리고 있다.
종립학교로서의 신행 활동은 단연 전국 최고를 자부한다. 불교학생회, 전국 유일의 불교보이스카웃 지역대인 선재지역대, 명상수련반, 파라미타학생회 등 불교관련 동아리들이 정기 법회는 물론 부처님 4대 명절 기념 법회, 1080배 철야정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신심을 키우고 있다. 또한 교직원 가운데 7명이 포교사로 활동하고 있고, 매년 수계식을 개최해 교직원 100%, 학생 60% 정도가 계를 받았다.
학생들에 못지않게 학부모들의 신행도 대단하다. 매달 100여명이 한차례 법회를 보는 불자어머니회(회장 강성덕광)는 수련대회 등 학교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도움을 주고 있고 매달 십시일반 보시금을 모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등 무주상 보시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임원들이 윤독회를 구성해 경전공부도 열심이다.
체험학습을 통한 환경실천교육은 금정중학교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이다.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법기, 회동수원지, 명장 정수장, 생곡 쓰레기 매립장 등을 견학하고 온천천과 낙동강 생태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해 오고 있다. 생태탐방 및 오염 현장 견학은 학생들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교육적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실천수업공모에 응모, 올해 부산시 교육청으로부터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금정중학교의 모든 교실에는 펜티엄Ⅲ 컴퓨터, OHP, 43인치 대형 프로젝션 TV 등 최신교육 기자재가 갖춰져 있다. 그만큼 정보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금정중학교는 최근 교과서 중심의 전통적 학습방법을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수업으로 개선하고 있다. 개인 눈높이에 맞는 학습자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정보사회에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키워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되는 평생학습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학습자료 개발실을 운영, 과목별 최신 학습자료 비치하고 선생님들이 교재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업방법의 변화는 학생들의 인격형성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수업시간 또는 학교에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고민들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성, 진로, 인생에 관한 고민을 선생님과 이메일을 통해 상담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학생과 교사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
1909년 범어사 침계료에서 처음 당간을 올린 지방학림(중등교기관정도)을 모태로 교육불사에 매진하기 시작한 금정중학교는 일제시대 두 번이나 폐교당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46년 금정 초급 중학교라는 이름으로 재 개교해 현재 이사장 벽파스님의 후원아래 1,118명의 청보리들이 ‘민족학교’, ‘지역 최고의 명문사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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