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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전일제 야외 특활 해동중학교
‘까마득히 달려 내린 금수정기가 마침내 태평양에 다달아 맺은 절영도 물새 날은 푸른 기슭에 그윽히 솟아 앉은 배움의 집’ 청마 유치환 시인이 작사한 해동중학교의 교가 가사다. 가사 그대로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산기슭에 터를 잡고 교목인 소나무의 기상과 슬기를 닮은 인재를 길러내는 해동중학교다.

부처님의 자비정신으로 인격의 완성과 애국정신이 투철한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1946년 해동고와 함께 설립된 해동중은 1952년 학제개편으로 해동고와 분리된 이후 이사장 벽파스님의 지원을 받으며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스승제자리 찾기 운동, 독서지도 등의 특색사업을 펼치며 건학 이념을 구현하고 있다.

해동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중앙 출입구에 봉안된 해수관음상이다. 1991년 봉안된 해수관음상은 해동중을 사랑하는 학부모와 선배들의 마음이 한데 모여 조성된 것이라 소중함을 더하다. 교학 성적을 전체 학과성적에 반영하지 않을 정도로 종교적인 강압이 없는 해동중이지만 모든 교사가 불자이고 여름 수련회나 특강 등에 8백 여명이 넘는 학생이 참석할 정도로 불법이 살아있다. 이처럼 불법을 근간으로 한 교육을 펼칠 수 있는 해동중의 힘은 바로 해수관음상에 모아진 모두의 원력에서 출발한다.

해동중은 유달리 깨끗하게 정돈된 교정과 화장실마저도 자랑거리다. 깨끗한 학교, 질서가 확립된 학교, 학력 신장을 이루는 학교라는 세 가지 목표아래 학교장을 추진위원장으로 교직원 모두가 구체적 실천으로 일선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화단 조성, 화장실 청결 운동, 교통질서, 실내 질서 등의 생활지도 확립과 더불어 외국어 교육강화, 정보교육 등 학력신장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ICT 교육은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연구중이다. 이미 화장실 문화가 정착된 해동중은 화장실에 향수, 꽃 등이 비치되어 있고 특히 남녀공학이 되는 내년 3월을 대비 2억의 지원을 받아 화장실, 무용실 등의 시설 보완에 한창이다.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내면의 풍요를 가꾸는 것. 해동중은 독서지도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간접 체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반마다 학급 문고를 비치해 독서습관을 정착하고 흥미를 유발해 평균 3-4백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년에 2,3차례 독서발표회를 개최하고 학년별 필독도서와 권장도서 목록을 비치해 독서 수준을 평균적으로 향상시켜내고 있다.

또한 해동중은 바다와 산을 인접한 자연 환경으로 자연 야회 학습의 장을 갖춘 보기 드문 도심 학교다. 2천여 평의 여유부지를 학생들에게 개방, 학년별이나 반별, 또는 특활부서별로 각종 야채를 키우기도 하고 분재, 화분 등을 보살피고 있기도 하다. 흙과 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순화되고 여유로와 지는 것은 당연한 일.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해동중은 학교 주변에 유해업소나 불법 시설물이 없는 교육환경까지 갖춰 문제학생이 거의 없는 모범학교로 정평 나 있다.

종교적 학교 분위기와 다양한 종교활동을 통한 심성 함양도 해동중이 갖준 빼어난 교육 여건중의 하나. 매일 아침 예불과 명상의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들뜬 마음을 고요히 성찰하고 교사들도 매월 1차례 교직원 법회를 열어 교사 스스로의 신행과 신심을 다지고 있다. 또한 가을에 열리는 수계법회에는 60%가 넘는 학생이 참여해 불제자로 다시 태어나며 불교적 인생관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학교 설립 초창기부터 활성화되어온 학부모 법회는 각종 교육문제를 학교와 학부모가 함께 풀어가는 교육 논의의 장이 되고 있다. 학부모 법회는 불교 교리, 의식, 문화 등을 학부모에 전하는 평생교육의 장이자 교육 전반에 학부모의 의견을 듣는 창구인 셈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지역민과 학부모가 함께 모여 봉행하는 법회를 통해 신행을 다져가는 학부모 법회는 해동관음회(회장 이명옥)로 모임을 결성, 자녀들의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는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한마음 되어 이루어가는 해동중의 교육적 결실은 더디게 익는 열매 같아서 쉬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는 느긋함으로 해인삼매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교육불사를 이어가고 있다.

천미희 기자
mhcheon@buddhapia.com
200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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