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ㆍ고등학교가 변하고 있다. 높은 담장을 헐고 투시형 낮은 담장을 설치하고 나무 4천 3백 그루를 심었다. 그늘과 휴식공간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 열린교육ㆍ열린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학교의 외형적 변화 못지않게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부모, 동창회, 교직원 및 학교운영위원회가 합심하여 전 교실과 특별실 6개 학급에 에어콘을 설치했다. 가히 최고의 시설이라 할만하다.

이같은 교육환경 속에 동대부중ㆍ고는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하여 서로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세계를 구현하자’는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오늘도 인재불사에 매진하고 있다.

교내에서는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선정의 시간을 알리는 죽비소리가 울려 퍼진다. 학생들은 모두 제자리에 앉아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범종소리와 함께 5분간 명상에 든다. 모두들 오늘 하루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하루를 시작한다. 동대부중ㆍ고인이라면 누구나 거쳐야하는 선정의 시간. 학생들에게 가지성찰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등 인성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동대부고는 독서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독서 습관과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매월 독후감 쓰기 우수자를 선정 시상하고, 시 암송대회 등 독서 장려 행사를 개최해 학생들의 정서를 함양시키고 있다.

동대부고는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 개개인의 요구에 맞는 교수학습법을 중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상담실 운영을 들 수 있다. 진로, 학업 등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담을 통해 풀고 있다. 또한 학교 도서관 전산화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어 교내ㆍ외 종합정보검색 및 자료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자기주도적 학습의 원천이 되고 있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많은 대외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국제 교류 활동. 고등학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난해 학생 20명이 캐나다 자매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했고, 일본 자매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한국의 문화를 소개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서울대에 7명이 진학하는 등 강북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동대부중은 종립학교의 위상을 제대로 갖춘 학교다. 중ㆍ고등학교의 학교편재는 교무실과 행정실 2실 체제다. 종립학교들은 그 특성 때문에 교무실내에 교학부가 있다. 그러나 동대부중은 여기에 교학실을 두어 3실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만큼 교학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불교 신행활동이 자연스레 강화되고 있다.

특히 다른 종립학교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불교교양대학 운영은 동대부중만의 자랑이다. 학부모 및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꽃불교학교는 매일 법당에서 불교기초교리를 비롯한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미술시간을 활용해 금강경을 1학년 학생 전원이 1인당 20자씩 동판에 경을 새겼고, 부처님 두상을 만들어 법당에 안치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합동으로 석굴암 본존불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제작, 공동체 의식 함양과 더불어 사는 삶을 느끼게 하고 있다.

동대부중ㆍ고는 1947년 재단법인 조선체신사업협회가 흥국공업 초급중학교로 개교한 이래 1966년 동국학원이 인수해 70년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ㆍ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현재 오녹원 이사장의 지원 아래 고등학교 1781명, 중학교 846명의 청보리들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두식 기자
doobi@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