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에 보면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이라는 말이 나온다. 나이 육십에야 비로소 모든 것을 순리대로 이해한다는 뜻이다. 6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능인중ㆍ고등학교는 이순의 의미처럼 교육에 대한 순리를 아는 학교다. 즉,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중ㆍ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교과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등학교 국어과의 경우 선생님들이 특기적성연구회를 만들어 고전, 현대문학, 특기적성 교육 및 수행평가에 대한 연구, 그 결과물을 홈페이지(www.openschool.cjb.net)를 통해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99년도 교육부 주최 교과 교육 연구 최우수 연구회 선정되기도 했다. 또 영어과도 홈페이지(engclass.wo.to)를 개설, 학생들에게 대학입시에 필요한 중요 어휘 및 일상 회화에 쓰이는 상황극 영어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방법을 탈피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학교생활을 반성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능인만의 교육 노하우다. 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급신문 발행을 통한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학급신문은 학생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찾을 수 있고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는 민주적 인간형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지적이고 이론적인 면에 편중되어 있는 교과 활동을 보완하기 위해 특기 적성 교육도 강화하고 있고 중학교는 독서신문을 제작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우수 학생들을 위해 정진관을 운영,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들의 결과는 고등학교의 진학률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에만 매년 평균 22명이 진학하고 있고 그동안 대학입시에서 두 차례나 전국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불타 정신 구현’을 바탕으로 도덕적이고 창조적인 민주 시민을 육성하고 알찬 면학 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밝게 알고 바르게 행하는 인간상의 확립’을 지향한다는 건학이념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능인은 부처님의 지혜를 가르치는 학교다.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직원들이 아침에 법당에서 삼배를 하면 서 정법으로 더 좋은 교육을 하겠다고 서원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매일 아침 명상의 시간을 실시, 올바른 가치관 및 정서 함양에 매진하는 한편 매주 월요일 법회조례를 통해 학생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을 길러 주고 있다.
능인은 학생, 교사, 학부모간의 신뢰가 강한 학교로도 유명하다. 중학교에서는 시험감독을 학부모가 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와 학교의 유대관계를 대변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와 학생들의 신뢰도 또한 돈독하다. 신입생들을 위해 발행하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를 책으로 엮은 ‘고교생활 길잡이’와 예절교육 지침서는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의 강남에 비유되는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능인중ㆍ고등학교는 일제의 민족말살 정책이 극에 달했던 1939년 영천 은해사, 대구 동화사, 김천 직지사, 의성 고은사, 경주 불국사가 사재 출연해 설립, 현재 이사장 정휴스님의 지원 아래 중학교 1237명, 고등학교 1474명의 청보리들이 오늘도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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