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10일.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에서는 승려대회가 열렸다. 삼천리 국토를 가득 채운 해방의 감격이 성성하게 펄럭이는 시절인연을 교육사업의 선근(善根)으로 발아시키고자 하는 스님들의 의지가 교육불사로 결집되는 승려대회였다.

이 대회를 주창한 선각자는 운허(雲虛 1892～1980)스님이었다. 일제의 강점 이후 교육과 독립운동에 몸을 바쳐 온 운허스님이 봉선사, 봉영사, 수국사, 흥룡사, 현등사등 5개 사찰의 사재(寺財)를 모아 교육도량을 설립하고자 발원 한 것이 이날의 승려대회였다.

이 승려대회를 기점으로 이듬해에 광동초급중학교가 설립되어 교육불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현재의 이사진(이사장 일면스님)이 55년의 전통을 잇고 있다.

광동종합고등학교와 중학교의 현재 위치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7천5백여 평의 터에 4개 동 교사(校舍)를 중학교와 종합고등학교가 이용하고 있다.

△자비로운 불교교리를 바탕으로 한 자아발견 △민족정신이 투철한 참된 인간상 창조 △신의를 생활신조로 하는 올바른 인격완성이라는 건학 이념에서 볼 수 있듯 광동종합고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지향점은 개인적 인격의 완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으로 통하고 있다. 종립학교로서 광동종합고등학교의 자랑거리는 최초의 교법사를 배출했다는 것. 1965년 이한상 이사장이 임명한 강보경 교법사(현재 명성여중 교감 재직)가 우리나라 교법사 1호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역사를 배경으로 현재 광동 중학교와 종합고등학교 불교학생회는 교내 봉사활동과 방학을 이용한 수련대회 등 어느 학교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각 학년이 문과 5개 반과 상업과 3개 반으로 구성된 고등학교에는 1118명의 청보리들이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4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의 모든 시스템은 전산화되어 있다. 절반 이상을 신간으로 채우고 있으며 1천여 개의 도서파일은 언제나 쉽게 디스켓에 복사 해 갈 수 있다. 도서관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도 이 학교의 독서 풍토를 엿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첨단시설의 멀티미디어실과 전산실, 문서작성실, 상업실습실 등의 시설은 상업과 학생들이 실무를 중심으로 학습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고등학교가 실시하고 있는 선정(禪定) 시간은 종립학교로서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자랑거리.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에 5분씩 실시하는 참선 시간은 학생들이 알찬 하루를 설계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귀한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를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한 상벌점 제도도 상당한 교육적 효과를 보이며 정착 됐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은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일제로 실시되는 특별활동에는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스크린 영어회화반, 방송반, 지리답사반, 꽃꽂이반, 당구반 등 취미활동을 통한 인격연마와 생활의 지혜를 추구하는 48개 반으로 나눠진 특별활동은 매월 하루씩 현장체험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고등학교를 평가하는 현실적 잣대는 대학 진학률이다. 광동종합고등학교는 문과반을 한 학급 더 늘리고 현재의 상업과를 정보학과로 변경하는 계획을 관 당국에 제출해 둔 상태다. 대학 진학률을 향상시키고 정보사회의 역군을 양성하기 위한 판단이다.

종립학교로서의 지역민을 위한 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교사들이 지도하는 불교교리 강좌와 수지침 강좌, 한자교실 등이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는 6월 7일부터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은 종립학교에 대한 지역민들의 거부감과 오해들을 씻어내는 효과를 가져 와 종교적 마찰을 일소하는 효과도 얻었다.

긴 역사 도안 광동의 언덕을 거쳐 간 선배들의 후배 사랑도 광동의 자랑거리다. 총동문회(회장 이문용 광동학원이사)는 올해 총2억 원의 동문장학금을 조성했다. 날이 갈수록 인구가 늘어나는 수도권의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역적 여건을 충분히 활용해 55년 전통을 명문사학으로 결실 맺도록 한다는 방침아래 재단과 학교, 동문회, 학생, 학부모가 한 마음이 되어 광동종합고등학교와 중학교를 가꾸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반 임연태 뉴미디어부장 김주일 김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