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 신행 > 어린이·청소년
종교가진 청소년 84%
종교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83.7%가 초등학교 때 종교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어린이포교가 청소년 불자 양성의 지름길임이 밝혀졌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어린이포교에 집중하는 종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같은 결과는 조계종 포교원(원장 정련) 포교연구실이 청소년포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자체별 인구비례에 의해 전국 128개교를 무작위로 선정, 3,123명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지난 해 6~7월 실시한 청소년 종교의식조사에서 드러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신행기간은 10년 이상(45.2%), 9~6년(20.2%), 3~5년(18.3%) 등의 순으로, 평균연령이 16.6세임을 감안하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사찰이나 교회에 나간 것이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의 종교를 믿는 이유로는 불교와 천주교의 청소년들이 '가족이 지금의 종교를 믿어서(53.4%, 33.1%)'와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21.4%, 28.2%)라고 응답했으며, 개신교 청소년들은 정신적 안정(20.9%)과 영생을 얻기 위해서(19.0%)라고 답했다. 종교선택에 영향을 미친 권유자로는 천주교는 부모(66.8%), 기독교는 친구(18.9%), 불교는 스스로 선택(25.3%)한 비중이 많았다.

청소년들의 종교별 인구분포를 살펴보면 무종교인 34.9%, 개신교 26.6%, 불교 26.1%, 천주교 10.7%의 순으로 드러났으나, 불자청소년 가운데 불교학생회 및 사찰단체에 가입한 비율이 58%밖에 안되고, 사찰에 가지 않는다는 응답도 49%에 이르는 것으로 볼 때 심정적인 불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불교청소년들의 종교활동이 저조한 이유로는 현재 각 사찰에서 청소년법회를 운영하는 곳이 타종교에 비해 많지 않고, 참여 프로그램운영도 미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회 업보 환생 해탈 등 불교 기본교리 및 가치관 수용도(5점 만점)도 불자청소년(4.01)이 오히려 천주교 청소년들(4.14)에 비해 낮게 나타나 청소년 불자에 대한 체계적 불교교육과 불교적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교재의 개발과 보급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교단체의 운영 투명성과 합리성 평가에서 개신교(82.9%), 천주교(80.8%)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64.7%의 불교청소년들만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기 종교에 만족도에서도 불교 청소년들의 응답이 67%로 개신교(84%), 천주교(74%)에 비해 훨씬 낮았다. 성직자관도 불교청소년의 경우 이상적인 성직자가 없다(29.9%), 모든 성직자를 존경하지 않는다(10.6%)고 응답한 비중이 타종교인보다 월등히 높아 그 동안 반복된 불교계의 분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무종교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교로는 천주교 26.5%, 불교 24.4%, 기독교 14% 순으로, 이전까지 통계청이나 여론기관의 조사시 무종교인들에게 가장 호감갖는 종교였던 불교가 천주교에 추월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가치관과 생활태도가 앞으로 종교지형을 좌우한다고 볼 때 매우 우려되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소년들은 종교의 사회적 기여 분야로 △청소년 교화와 선도(47.7%) △사회복지(34.5%) △범죄예방 및 교화(34%) △통일운동(18%) △문화예술(12.9%)등을 꼽았다.

포교원장 정련스님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확보된 청소년들의 종교행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청소년 포교종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우 기자
200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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