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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 있는 ‘새끼 사자’ 키울 것”
황대선원 조실 성수 스님, 폐교인수 ‘해동선원’ 개원

“지금 절은 죽은 땅이야. 중은 고질병이 들었어. 새 땅에 새 인재를 길러야해.”

20세의 혈기왕성한 나이에 정진의 힘을 얻어 효봉, 구산, 인곡, 청담, 성철 스님 등 당대의 쟁쟁한 선지식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대표적인 수좌. 세수 80의 노구임에도 출가이후 매일 새벽 2시반에 일어나 예불 및 참선하는 일과를 한번도 거르지 않는 경남 함양의 황대선원 조실 성수(조계종 원로의원) 스님이 최근 경남 산청 5천여평의 폐교에 전문 선도량을 열고 근성있는 ‘새끼 사자’ 양성에 나섰다.

8년전 함양 황석산 아래 시민선원을 개원, 인재불사의 원력을 직접 실천해 온 성수 스님은 경남 산청군 금서면 평촌리 매촌초등학교를 인수, 17일 오전 10시 원효대사상(像) 점안식을 갖고 ‘해동선원(海東禪源)’을 개원한다. 시골 폐교가 선원으로 탈바꿈 한 것은 금강선원(주지 혜거스님)이 2000년 7월 강원도 홍천에 시민선원 ‘선문장’을 연데 이어 두 번째다.

스님과 신도들이 힘을 합쳐 마무리 보수 및 개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동선원은 본관건물의 중앙 왼편은 선방과 법당으로 꾸미고 나머지는 방사로 개조해 현재 10여명이 수행정진 중이다. 교실과 복도를 하나로 터 한결 넓어진 내부에는 푹신한 바닥재를 깔고 창문에는 커텐을 달았으며 벽도 칠을 하는 등 아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성수 스님은 지난 1월경 인근의 다른 지역에 선원터를 찾아보려 방문했다가 이곳을 발견, 단번에 낙점하고 지난 3월부터 선원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학교 인수과정에서 성수 스님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람 만드는 공장을 하나 하겠다”고 하니, 교육청이나 인근주민들은 별다른 반대없이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며 순조로이 보수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인재가 많이 나는 형상의 풍수라 참선공부하는 선원을 세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말하는 성수 스님은 “앞으로 의지있고 용기있는 선객들을 많이 받아 전문선방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해동선원의 운영은 황대선원처럼 시민선원 형식으로 승속의 구분없이 참선공부가 진행된다. 공간이 더 마련되는 대로 참가자들의 근기에 맞게 방사를 나눠 비슷한 근기를 가진 선객들이 서로를 스승삼아 정진해 나가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스님은 “시절인연이 닿는 근기있는 사람들이 이곳 선원을 찾아오기를 바란다”며 일부러 사람들을 모으려 개원식을 따로 갖지는 않을 계획이다.

스님은 또 “해동선원에 스승을 잡아먹을 수 있는 기상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참선수련을 지도해 줄 스님 세 분 정도를 모셔서 본격적인 참선공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수 스님이 주석하는 황대선원에는 해제철임에도 불구하고 91세의 반야행 보살을 비롯 평균연령 80세에 달하는 30여 재가자들이 정진하고 있다. 스님은 이와 관련 “요즘은 늙은 할머니 보살들이 내 스승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예불을 보려고 앉아 있는데 내가 그런 사람들을 두고 꾀를 부릴수는 없지” 라며 여럿이 모여 정진하는 대중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 선방이 많고 선객들이 많아도 정작 선이 무어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성수스님은 성철 스님의 멱살을 잡고 가르침을 청한 일화를 들려 주시며 불자들의 용맹정진을 당부했다.

산청= 박원구 기자
bak09@buddhapia.com
200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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