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조계사청년회가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한국불교1번지 조계사 청년불자들이 모인 조계사청년회 제12대 회장 구재완 씨(46, 음악스케치 사장)와 현 정우식 19대 회장(35)이 창립25주년을 기념해 조계사에서 만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청년불교 활성화를 위해 대화를 나눴다. 초창기 창립 발기인 7인 중 이학용 초대회장은 5년 전 출가해 지금 충북 지방의 한 토굴에서 수행정진 중이고, 나머지 역대 회장들은 개인사업 등으로 신행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우식 : 청년 법우들의 발심을 수행과 교육, 실천이 하나 되는 청년 신행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조계사청년회는 그동안 부단의 정진을 다해왔다고 봅니다. 그 당시에는 어떠했는지요?
구재완 : 77년에 청년회가 창립됐을 때는 물론 제가 활동하던 80년대에는 모든 법우들이 온몸으로 뛰어다녔죠. 지금같이 이메일과 핸드폰 등 발달된 통신수단은 없었지만, 그때 활동했던 법우님들은 그야말로 ‘열성파’들이었죠.
정우식 : 그 당시 법우들은 얼마나 법회에 동참했었나요?
구재완 : 매주 화요일 정기법회 때면 2~3백 여명의 법우들이 모여 두 겹 세 겹으로 앉아 법담을 나누며 활발한 신행활동을 벌였죠. 그런데 최근 들어 청년불교가 침체기를 맞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정우식 : 현재 법회에 1백여 명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청년불교 침체 원인은 청년 법우들의 초발심을 신행공동체로 실현시키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신세대 법우들에 맞는 ‘맞춤 신행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청년불자로서 자부심 고취가 중요하지요.
구재완 : 요즘 들어 청년불교가 정체된 것도 모자라 조직자체까지 와해상태에 처한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청년법회 활성화를 위해, 83년부터 실시했던 ‘임진각 통일기원 도보 대행진’이나 81년부터 ‘법우 부모님 효도관광법회’ 등과 같은 행사들을 다시 시작해 보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정우식 : 25년 동안 조계사청년회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구재완 : 창립초기에는 사찰 내 국한된 활동에만 머물렀지요. 그러다 80~90년대 들어 자체조직 정비 등의 과도기 단계를 거쳐 ‘관심의 폭’이 넓혀져 대사회적 활동에도 눈을 돌리게 됐지만 실질적으로 활동 전선에 나설 청년 법우들이 부족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정우식 : 청년회의 조직력이 약화되고, 청년불자들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자기만족’에서 ‘사회적 실천’으로 청년불교의 방향성이 변해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5월을 ‘청년포교 정진의 달’로 선포해, 월드컵 성공기원 3천배 용맹정진, 가두 홍보 등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했습니다.
구재완 : ‘청년법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신심에 기초한 수행정진이겠지요. ‘재미’속에서 청년불자로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수행프로그램이 많아야 회원이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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