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받기만 했던 우리가 이번에는 직접 마련한 음성공양을 아기 부처님께 드립니다.“
의정부포교원(주지 혜승)의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아기 부처님께 드릴 특별한 선물이 있다. 큰 선물은 아니지만 법회 참석이 고작 신행 생활의 전부였던 장병불자들의 정성이 담긴 선물이기에, 아기 부처님은 너무나 즐거울 것 같다. 19일 의정부포교원에서 20여명으로 구성된 중창단이 공연을 한다. 그래서 군불교중창단은 일요 법회가 끝나면 곧바로 지도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맹연습을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하늘과 땅위에 이보다 존귀한 이 없네’등 여러곡의 음성공양을 불자들에게 선보인다. 법회 참석 외에 특별한 신행생활은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장병불자들이 이번 이벤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데에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지난해 가을 의정부포교원이 실시한 신도대상 설문조사에서 장병불자들의 희망사항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설문조사를 통해 장병불자들이 법회참석외에 또다른 신행생활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 혜승 스님이 신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음성공양을 생각해 냈다. 특히 장병불자들을 친아들처럼 챙겨주던 어머니 합창단 김명현 보살(45)은 이 고민을 해결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섰다. 김 보살은“의정부 포교원에는 어머니합창단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장병불자들에게 찬불가 지도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노래로 풀 수 있다면, 더욱이 찬불가를 부른다면 신심도 돈독해 지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신행활동이라 생각했다.”고 군불자중창단 창단 동기를 설명했다.
김보살은 즉시 의정부포교원에 나오는 인근 군부대 장병불자들에게 이런 뜻을 전달하자 이 일은 급류를 타듯이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1월 군불자 중창단을 창단한 김 보살과 장병 불자들은 봉축 준비의 일환으로 초파일 음성 공양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없는 군인 신분인지라 훈련, 파견, 휴가 등으로 빠지는 인원이 많았고 마음놓고 연습할 장소 조차 없었다. 이런 어려움을 안 혜승스님이 법당 내에 연습할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찬불가를 지도할 지도교사도 주선해 주었다.이렇게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첫 연습을 하던 날은 웃음 바다였다. 5월말 제대를 앞둔 오영일 병장(23)은 “이번 초파일 행사에는 우리 중창단도 한몫 거들 겠다는 마음으로 4개월동안 열심히 준비해 왔다”며 “이번 초파일 법회때 그동안 군불자들을 후원해 주었던 신도분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법음을 충실히 전해줄 수 있는 감동적인 음성공양이 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의정부=강유신 기자
shanmok@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