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40여 일간 실시되는 템플스테이를 앞두고 봉은사가 4월28일 외국인과 내국인 대상으로 선체험등 4시간 동안 다섯 가지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했다.
낮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발우공양, 다도, 선체험, 사찰소개 순으로 진행된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은 미국과 프랑스인 각 4명, 뉴질랜드인 2명, 영국인 2명, 네덜란드인 1명 등 모두 13명.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또 무엇이 불편한 지를 살피기 위해 봉은사 관계자 등 내국인 5명도 함께 참가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외국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가장 인상깊은 프로그램을 발우공양, 참선, 사찰안내, 다도 순으로 꼽았으며, 대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도 없지 않았다. “좌선을 하는데 방바닥에 앉아있기가 불편하고 힘들었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이 세 사람이나 됐고, “좌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었는데 초보적인 설명에 그쳐 아쉽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또 반 수 이상은 “프로그램에 등 만들기가 있어 참석했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내국인들의 지적도 적지 않았다. “좌선 시 좌복을 깔지 않아 바닥에 앉아있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고, “플라스틱 발우와 스테인리스 수저를 전통미 있는 토기나 목기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통역을 맡았던 봉은사 외국인 안내 자원봉사자들은 “의사전달이 100% 되지 않은 것 같다” “프로그램이 바뀔 때마다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상을 종합하면 작은 부분일지라도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하고,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하고도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특히 예정과 다르게 운영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템플스테이 시행이 코앞에 다가왔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사찰 스스로 외국인의 입장에 서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봉은사의 시범 실시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할 전국 35개 사찰에게 값진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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