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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佛학도' 만학 즐거움 만끽
어느 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학문에는 배우는 일, 생각하는 일, 창조하는 일의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누구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값진 삶의 전형이다. 그런데 실제의 삶에 있어 그것을 즐거움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난 3월 4일부터 동국대 불교학부 신입생으로 변신해 학문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늦깎이 불학도’들이 있다. 가정 형편 등의 문제로 대학을 진학할 수 없었던 40ㆍ50대 만학도 ‘다섯 도반’이 바로 그들이다. 언뜻 보면 학부형인가 싶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02학번 새내기들이다.

동국대가 올해 처음으로 남다른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불자들에게 시험 없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한 불교계 추천 전형에 합격한 이대원ㆍ황춘익ㆍ이란ㆍ김진영ㆍ김병관 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 중 최고참은 이대원(59ㆍ서울시 성동구) 씨. “남은 인생동안 봉사하는 삶의 지혜를 찾고 싶다”는 그는 도반 가운데 가장 활발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MT까지 갔다 왔을 정도다. 그가 대학시험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8년 30여년의 서울시 공무원생활을 접고 공부를 시작,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해 지난해 동국대에 지원했지만 쓴잔을 마셨다. 그리고 이번 불교계 추천에 합격해 평생소원이었던 학문의 길을 걷게 됐다.

한 때 출가해 수행생활을 하다 군제대 후 환속한 김병관(49ㆍ서울 강동구) 씨는 막내아들과 같은 불교대학에 다니는 ‘부자 동국인’이다. 집에서는 아버지이지만 학교에서는 아들이 선배(불교학과 4학년)다. 김진영(50ㆍ서울 강서구) 씨도 ‘부녀동국인’이다. 유일한 여성인 이란(53ㆍ경기 시흥시) 씨는 누구보다 신심이 돈독하다. 수년 전부터 <화엄경> 등 불교 공부 모임을 이끌어 오고 있는 이씨는 “부처님을 키우는 도량이니 4년 동안 수행하는 마음으로 공부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의 포부 또한 각별하다. 입학 후 매일 아침 108배를 하고 있는 이대원 씨는 대학원까지 진학해 앞으로 남은 인생을 부처님 공부에 진력하겠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황춘익(54ㆍ서울 강남구) 씨는 불교양로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그가 불교대학에 입학한 것도 불교양로원을 운영하기 위한 학문적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몇 권을 저술을 내놓은 김병관 씨의 바람은 불교문인으로 국제포교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4년 전부터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을 정도다.

만학도 다섯 도반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직장과 사회의 영화를 뒤로하고 30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원력과 정성이 배어 있기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
200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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