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토요일,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220호 대학원 강의실은 법을 구하는 불자들의 간절한 눈빛과 마음으로 가득했다.
이날 강의실은 20명 남짓한 인원이면 가득 차 버리는 강의실 크기 탓만은 아닌 듯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밀도의 무언가로 채워져 있었다. 이날 참석한 25명은 지난해 3월부터 본지에 연재된 ‘<서장>을 통한 선공부’라는 지상강의를 열독하면서 인연이 되어 1~2월 두 달간 겨울 특별법회를 함께 해 온 이들. 이날은 회향법회로 마련되어 더욱 뜻깊었다.
‘서장’을 연재해 온 김태완 부산대(철학과) 강사를 중심으로 매주 목, 토요일에 열어 온 겨울 특별법회의 회원은 직장, 거리등의 이유로 참석이 불가능한 통신회원까지 합쳐 30명 남짓. 이들은 <서장>을 비롯 <원오심요> <금강경> <전심법요> <임제록> 등에서 뽑은 내용을 교재로 선공부를 해왔다.
경기도 광주에서 토요일마다 빠짐없이 참석해 온 선정윤(44)씨는 “현대불교를 통해 <서장> 강의를 접한 후 공부를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내 존재의 근원을 알고자 했던 간절한 발원이 하루가 다르게 구체화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리산에서 부산까지 달려온 이재하(42)씨는 “그 동안 불교에 대해 품고 있던 의문들이 어록이나 경전을 통해 시원하게 해결됐다”며 “교수님의 도움으로 원전이 알음알이가 아닌 선공부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며 공부 모임을 자랑했다.
김태완씨는 이날 강의를 통해 “지금 바로 이 법회시간에 내 존재의 실상으로 살아 보는 것, 그것이 이 법회의 목적이자 의미”라며 말과 생각 이전의 체험을 강조했다. 또한 “모든 일상의 행위들과 생각들이 선의 작용임을 굳게 믿는 대신심이 공부의 근원”이라며 신심이 바탕이 된 진실한 발심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서장> 연재를 마감하고 3월부터 새롭게 본지에 ‘<임제록>을 통한 선공부’ 연재를 시작한 김태완씨와 본지 애독자들은 회향법회 후에도 매주 토요일은 부산에서, 첫째, 셋째 일요일엔 경기도 광주에서 법회를 열며 공부도반으로서의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부산=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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