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의 불지(佛指, 부처님 손가락)사리가 대만에서 전시된다.
대만 불교계는 2월 23일부터 37일간 대만 중대선사, 불광산 등에서 중국 법문사 성보(聖寶)인 불지사리 4과를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불광산사를 중심으로 한 대만 불교계가 중국불교협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뤄낸 것으로, 중국-대만 불교교류사의 일대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부처님 진신사리를 비롯한 대량의 국보가 중국밖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벌써부터 세계인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법문사 불지사리 호송에는 두 대의 비행기에 300명의 수행인이 호송하는 삼엄한 경비를 펼치게 된다. 150여명의 호법금강이 호위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이운되는 불지사리는 2월 23일 대만대학 체육관에서 이운법회를 봉행한다. 서울 불광산사는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법문사 불지사리를 참배하기 위해 대만불교 성지순례도 실시한다.
2년전 우리나라에서도 10만여부가 넘게 판매된 <법문사의 비밀>(일빛 刊)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법문사의 성보는 중국의 국보중의 국보, 즉 특급문화재로 지정돼 해외 전시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그동안 전시된 유물도 10여점에 불과했다.
이번 전시는 대만불교계를 대표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불광산사 성운(星雲)대사가 중국의 강택민(江澤民) 주석을 직접 만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운대사는 법문사의 유물이 어렵게 중국에서 나온 만큼 한국에서도 전시되었으면 하는 원을 세우고 있다고 서울 불광산사측은 밝혔다.
9세기 중국 당나라의 황실 사찰이었던 법문사는 중국의 사찰 가운데 기이한 전설이 가장 많이 전해내려온 절이었다. 특히 법문사에는 당나라 황실의 보물이 묻혀있는 지하궁전이 있었는데, 당의 멸망과 함께 천년간 닫혀있던 지하궁의 문이 1986년 법문사에 있던 진신보탑(眞身寶塔)이 무너지면서 비로소 열리기 시작했다.
진신보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13층 보탑으로 근처 지반이 함몰되면서 1981년 탑의 서쪽면이 붕괴됐고 남은 탑의 반쪽도 1986년 완전히 허물어지고 말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협서성 정부는 보탑의 재건을 위해 탑 근처 지반과 유물을 발굴,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천년 지하궁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세계 제9대 기적’이라고 불렀다.
부처님 진신사리 4과를 비롯 아육왕탑(阿育王塔), 봉진신보살상(捧眞身菩薩像) 등 지하궁에서 쏟아져 나온 2천9백 여점의 진귀한 성보들은 불교문화 연구는 물론 당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그리고 해외 문화교류에 대한 연구의 깊이를 더해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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