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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부산대학병원에 입원중인 김민강(28)씨. 지난해 10월 느닷없이 찾아온 병은 뉴질랜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민강씨의 젊은 꿈과 소중한 일상을 모두 헝클어 놓았다.
항암치료기간 중의 고통 때문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어머니 임기화(58) 보살을 붙들고 울다가도 그동안 고생만 해온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2년의 유학기간 동안 모든 경비를 혼자서 감당했다.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고, 식당일, 농장에서 과일따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했고 목표한 공부를 마쳤다.
그때 너무 몸을 고생시켰던 탓일까?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민강씨는 식당일로 생계를 맡아오던 어머니를 대신해 가장이 되겠다는 설레임으로 직장을 알아보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급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워낙 건강했던 민강씨라 아버지 김성구(64)와 어머니의 충격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민강씨의 병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반신마비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치료를 받았을 정도.
허리를 다쳐 일손을 놓은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꾸려오던 어머니 임기화 보살도 식당일을 그만두고 민경씨의 간병에 매달렸다. 간병인을 두는 경비도 만만찮은데다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딸을 모르는 사람의 손에 맡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항암치료의 고통이 너무 심해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고 연신 눈물을 닦는 임기화 보살. “내가 대신해 줄 수가 있다면…” 끝내 말문을 잇지 못한다. 그러나 임기화 보살은 병실에서도 염주를 놓지 않고 일심으로 부처님 전에 기도하고 있다.
시간만 나면 병원 내 법당을 찾아 기도하고 딸과 함께 독경 테이프를 듣는다. 임 보살은 하루빨리 딸이 건강을 되찾아 어렵게 배워온 학문을 사회를 위해 펼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왔는데, 또 멀리 해외까지 나가서 고생 끝에 공부도 마쳤는데, 꿈 한번 펼쳐보지 못하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1차, 2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기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민강씨와 어머니는 앞으로의 병원비 걱정에 가슴이 답답하다.
오래전부터 앓아온 임 보살의 심장병이 딸의 발병과 병원비 부담 등으로 더욱 심해졌다. 현재로선 동사무소에서 주는 쌀과 가까운 친척과 사찰 신도들의 도움으로 생활만 겨우 해결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상인의 경우 1만개인 백혈구수가 민강씨의 경우 3백개 정도. 백혈구 수치가 3천까지는 올라야 하는데 앞으로 몇 차까지의 항암치료를 더 견뎌야 할지 치료기간은 기약이 없다. 최악의 경우 골수이식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민강씨와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민강씨는 “저를 위해 늘 기도하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건강해질 것”이라며 고였던 눈물을 닦으며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으면 내 배움을 세상의 많은 이들을 위해 값지게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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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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