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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가 놓고 간 두 살배기 영아 두람이, 엄마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이곳에 들어와 살고 있는 자폐증 아이 민수(가명, 13살),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아빠가 싸우는 집보다 또래와 함께 모여 사는 이곳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미나(가명, 11살), 부모에게 버려진 종성(가명, 10살).
운동을 좋아하는 종성이는 며칠 전부터 시무룩하다. 학교 친구들이 합기도를 같이 하자고 한껏 바람을 집어넣었지만, 그럴 처지가 못 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곳에 온지는 3년째. 먹고 잘 수 있는 것만도 다행으로 여기고 사는 이곳 아이들은 학원교습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에 들어온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체념’이다.
종성이처럼 한창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이곳 아이들은 하나 둘씩 포기하며 사는 법을 잘 안다. 이곳에서 욕심을 부리거나 다툼을 벌이는 아이들은 없다. 이미 ‘어른’이 돼 버린 ‘아이들’. 그렇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다.
‘보리수마을’ 원장 오정 스님은 “여느 가정집처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맘껏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해도,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마을 살림으로는 감당이 안돼,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과 희망을 잃을까봐 그게 더 걱정이다”고 말한다.
보리수마을은 전적으로 후원금과 자원봉사자로만으로 운영된다. 그러다보니 막내 두람이 분유, 미나가 사봐야 할 학습지며, 필요한 것은 너무도 많지만 여유가 없다. 자연히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컴퓨터, 속셈학원, 영어 등의 교육프로그램은 엄두도 못 낸다.
그나마 매주 두 번씩 경북대학교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음)’란 자원봉사단체에서 아이들에게 보충학습을 시켜주고는 있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오정 스님은 가정의 따스함과 교육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가정결연’을 추진할 생각이다.
“빨리 커서 결혼해 아이들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13살 동민이가 말하는 소망은 이곳 아이들 모두의 꿈이자 씻기지 않을 아픔이다. 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후원과 가정결연이 절실히 필요하다.
후원방법 : 전화 053-981-1552(보리수마을), 계좌 국민은행 644-01-0006-762, 우체국 702217-0027031 예금주 사회복지법인 감천
대구=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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