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에서 배운 부처님 말씀이 너무 좋아 혼자만 간직할 수 없었습니다.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적절히 활용해 법조인들은 물론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재소자에게도 불법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계종 포교원이 실시한 제7회 포교사고시에 합격한 강정호 변호사(48). 강 변호사는 울산 정토불교대학을 다니며 포교사고시를 준비했고 이번에 당당히 합격, 포교사의 꿈을 펼치게 됐다.
12월 26일 발표된 제7회 포교사고시 합격자 중에는 강 변호사처럼 전문직에 종사하는 불자들이 많다고 포교원 관계자는 귀띔한다.
이는 대부분 퇴임 후 여가를 활용하기 위해 포교사고시에 응시했던 불자들이 많았던 지난해까지와는 달리, 이번 포교사 시험에는 경찰, 대학, 군부대, 교도소, 은행 등에서 일하며 포교사의 꿈을 실현한 젊은 불자들이 많이 합격했다.
이들 대부분은 교수, 지점장, 대령, 경위 등과 같이 해당 직종의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어, 앞으로 포교 일선에서 올릴 성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년 전 통신반에 등록하고 포교사의 꿈을 키웠다”는 김무일 국방대학 교수(58·조계사불교대학)는 “대학 강의와 군부대 관련 저널을 통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국방대학에는 불자회가 없다. 연수를 받고 조계종 포교사로 등록되면, 대학 불자회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역시 이번에 합격한, 부산지방경찰청 불교회 부회장 심태섭 경위(47·대광불교대학)는 “정기법회나 성지순례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불교회 회원들이 경전 공부와 봉사에 관심을 가지며 포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직경찰로서 이미 포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홍 씨는 “포교사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전문 능력과 도덕적 품성을 갖춘 포교사들이 배치돼 직장직능 불자회를 지원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제7회 포교사 고시에는 605명이 응시해 312명이 합격했다. 합격자들은 내년 1월 19~20일, 2월 23~24일 두 차례 연수를 거쳐 포교사 자격을 얻게 된다.
오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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