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오전 9시 남원 실상사 법당. 화엄학림 후원회 김점진 회장 등 회원 30여명이 실상사 법당에 모였다. 회원들은 11시 법회를 앞두고 법당주변 청소, 불단정리, 법당 바닥청소, 방석정리, 난방시설 점검에 분주하다. 회원들은 법회 후 곧바로 공양간으로 가서 공양을 준비했다.
오후에는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법당에 모여 ‘인력불사’를 염원하며, 독경과 기도정진에 들어갔다. 회장 김점진 보살의 손에 들린 죽비소리에 맞춰 정진하는 회원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힌다.
3년 전 ‘인재불사’를 발원하며 기도정진에 입재한 화엄학림후원회는 다음달이면 1천일기도를 회향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1080~2080배와 금강경 독경을 해온 화엄학림후원회는 회향을 앞둔 3일 200여명의 불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공식창립행사를 갖고 전국 산하조직도 구성했다.
그 동안 인천의 스승인 학식과 덕망을 갖춘 스님들의 배출을 위해 조용히 뒷바라지만 해온 화엄학림후원회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화엄학림 뿐 아니라 어려운 스님, 그리고 공부에 뜻있는 스님들에게까지 손길을 뻗치자는 뜻이 담겨있다.
1996년 화엄학림 설립 후 1년 만에 불자들이 후원을 발원하며 모이기 시작해 매달 1만원의 후원회비를 냈다. 어느 순간부터는 분기당 보름마다 실상사에서 모여 화엄학림 스님들과 탑돌이와 청야전진을 시작했다.
총무 김태임보살은 “보름달 아래 탑돌이와 철야기도를 함께하며 스님과 불자들이 ‘같은 마음’을 느끼고, 사부대중이 어우러져 정진하는 공동체의 장이 되고 있다”며 “어떤 스님이 공부하고 있고, 어떤 불자들이 후원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뿌듯해 했다.
그동안 회원들은 매달 1만원의 회비를 모아 화엄학림 강당을 지었고, 복당복원불사에도 참여했다. 실상사 옛터사기 운동도 전개하여 2만여평을 확보, 귀농학교 부지로 내놓은 것은 물론 농사를 직접지어 사찰의 먹거리 자립에도 한몫 하고 있다.
또 스님들이 올해 지리산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며 백두대간 낙동강 지리산 종주순례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화엄학림 후원회원들의 역할이 컷다. 후원회원들은 스님들의 순례를 뒷따르며 공양 등 물품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화엄학림 후원회는 현재 학림을 졸업한 스님들이 연구할 수 있는 ‘화림원’ 불사를 전개 중이다.
회장 김점진 보살은 “화엄학림 후원은 우리시대 가장 우선적인 불사가 아닌가 싶다”며 “‘원효’ ‘의상’ 스님처럼 어려운 시대 등불이 되는 스님을 배출하는 화엄학림 후원에 뜻이 있는 불자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문의 063) 636~3031)
한편 화엄학림은 재학승 8명과 청강승 2명 등 현재 총 10명의 스님이 재학 중이다. 매주 월, 화, 수요일 토론식 수업이 진행되며, 전체가 강사이며 학생인 교단에서 처음 시도하는 실험적인 학교이다.
김원우 기자
ww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