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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투약봉사 재미있네요"
“수능은 끝났지만 더 바빠질 것 같아요. 시험 준비를 하느라 미뤄왔던 자원봉사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이죠.”

같은 또래 학생들은 수능 스트트레스 풀기에 여념없을 때이건만 어려운 이웃을 도울 일부터 챙기는 김현호 군(백암고3, 19). 그는 최근 5만명 무료투약봉사라는 성과를 올린 불교약사보리회의 숨은 일꾼이다.

98년 현대불교신문에 난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고 처음 봉사를 시작해, 올해까지 만 3년 동안 매달 꾸준히 자원봉사에 참여해왔다. 그가 무료투약봉사에서 맡은 것은 주로 환자들의 대기 순서를 정해주고, 약봉지를 나누어주거나 마지막으로 봉사장 주변을 청소하는 일. 그는 자신이 노력할수록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이 덜어진다는 생각에 봉사를 할수록 즐겁다.

“중3 때 처음 자원봉사를 한다고 탑골공원에 갔을 때죠. 처음 뵌 할아버지가 저에게 연신 고맙다고 하더군요. 하는 일도 없는데 할아버지가 자꾸 그러시니 눈물이 핑돌더군요. 남을 돕는다는 일이 이렇게 기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자원봉사의 재미를 말하는 현호 군은 어느새 조계사 청년회의 어엿한 회원이자 일성이라는 법명까지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자원봉사가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봉사를 시작할 당시 현호 군은 어릴 때부터 앓았던 선천성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져 심한 대인기피증을 겪기도 했다. 현호군의 자원봉사는 이런 자신의 어려움을 이긴 것이기에 더욱 빛난다.

“자원봉사를 한다고 모두가 좋게 보는 것도 아니에요. 대기시간이 조금만 늦어도 짜증을 내는 할머니나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아저씨를 볼 때면 슬그머니 화가 나기도 하죠. 하지만 이게 다 마음 공부구나 하고 생각하죠”라는 현호군의 장래포부는 동국대 불교학과에 진학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 더 많이 알아야 더 잘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호 군의 말 속에서 듬직한 어른스러움까지 느끼게 된다.

강유신 기자
shanmok@buddhapia.com
200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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