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조각된 한국 절이 참 아름답네요. 꼭 예술품 같아요. 특히 나무에 새겨진 그림이 정교한데 어떤 재료로 어떻게 그린 것 이지요”
10월 31일 조계사를 방문한 피터(미국인)부부는 외국인 안내소에 찾아와 자원봉사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사찰안내를 요청했다.
이날 자원봉사를 나온 영어권 봉사자 이원자(61), 이은석(31)씨는 곧바로 목에 ‘템플가이드(temple guide)’ 표시를 목에 두르고 조계사 안내를 시작했다.
“조계사는 조계종 총본사로 한국불교 행정의 중심지입니다. 이 절은 '큰 영웅을 모신 집‘이라는 대웅전(大雄殿)의 규모가 한국에서 가장 크고 웅장할 뿐 아니라 문살의 조각이 특이한 것으로 유명 합니다”
사찰안내 자원봉사자들은 1시간동안 조계사 곳곳을 돌며 관람객들에게 한국불교에 대한 설명과 사찰건축양식에 대해 설명했다.
잠시 후 외국인 안내소에는 일본 어린이들이 찾아왔다. 일본 어린이들은 아사히 어린이신문 기자들. 아사히 어린이신문 기자들은 외국인 안내소에 들려 가이드를 요청한다.
일본어 안내 봉사자인 정수명(75), 신혜숙(72)씨가 바삐 템플 가이드 목걸이를 두르고, 어린이들을 인솔해 대웅전으로 향한다.
어린이기자들은 ‘이 절의 땅이 몇 평이나 되느냐?’ 부터 ‘대웅전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공사할 때 인부가 몇 명이나 참여했는지?’ ‘일본에서는 향을 비스듬히 꼽는데 한국은 어떻게 하는지? 에 대한 독특한 물음을 쏟아냈다.
정수명, 신혜숙씨는 일본 어린이 기자들의 질문에 자상하게 대답해 주며 자연스럽게 조계종에 대한 설명과 일본불교의 원류인 한국불교의 역사성 등의 설명을 곁들인다.
1999년 9월에 개설된 조계사 외국인 안내소에는 현재 30여명의 영어, 일어 자원봉사자 30여명이 활동 중에 있다. 조계사를 찾는 외국인은 하루 평균 100~200여명. 이중 반수 정도가 외국인 안내소를 찾는다. 하루 4~8명씩으로 편성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조계사 외국인 안내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조계사 신도들로 구성돼 있다.
조계사 외국인 안내소가 생기면서 가장 먼저 자원봉사활동을 자청하여 현재는 자원봉사자교육 일본어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수명씨는 “일본제휴회사의 대표이사로 20년간 근무하다 퇴직하면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외국인들에게 사찰안내를 해보면 생각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럴 때 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본어 자원봉사자인 신혜숙씨는 “30년간 책을 보며 독학을 해온 일본어로 안내봉사에 나서게 됐지만 절에 봉사활동 나오면서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계기가 돼 오히려 인생의 보람을 찾았다"고 밝힌다.
영어 자원봉사자인 이원자씨는 “조계사가 한국의 전통가람양식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웅전의 건축양식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역사문화기념관이 빨리 생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계사 외국인 안내소는 3일부터 제 7기 외국인 안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외국인 안내 자원봉사 활동에 관심있는 불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02) 732~5292.
김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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