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동 전등사가 10월 28일 개최하는 불사회향식을 해안큰스님 추모법회로 대신한다.
96년부터 대대적인 불사를 시작한 전등사는 대지 420평의 작은 규모의 사찰이지만 재가불자 수행도량 탄생의 첫 신호탄이었던 유서깊은 곳이다.
1974년 열반에 든 해안 큰스님은 1969년 "재가불자들이 수행해야 한국불교의 희망이 있다"며 서돈각 박사(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와 재가불자 참선도량을 열었다.
그 당시 참여한 전등회 회원 3백여명은 해안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현재도 일주일에 한번씩 용맹정진 참선을 하고, 매년 4회 일주일씩 안거정진을 한다.
이런 큰스님의 유지가 스며있는 만큼 전등사는 불사를 하며 가장 먼저 일반불자들이 언제나 참선할 수 있는 26평의 시민선방과 불교학교를 염두에 뒀다.
선방옆에 건립된 해안추모당은 생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금강경>을 독송하며, 참선수행과 계명학원을 세워 문맹퇴치운동을 벌여 제방납자와 일반불자들의 존경을 받아온 해안스님 제자인 전등사주지 동명스님(전 조계종 종회의원)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명스님은 "27년간 큰스님의 빛바랜 사진을 모시고 추모재를 지내다 보니 제자로서 늘 죄송스런 마음 뿐이었다"며 "은사스님을 늘 그리는 마음에서 은사스님 탄신 1백주기를 맞아 영정을 새로 모시고 불사회향식을 추모재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 열리는 불사회향식은 일반사찰과 다르게 진행된다. 떠들썩한 잔치분위기가 아닌 스님의 육성법문을 대중과 함께 듣고 스님이 제자들에게 내린 유지를 받들어 더욱 수행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시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스님은 해안스님의 육성이 담긴 금강경 독송 CD를 발간하고, 큰스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집대성한 3권의 <해안집(海眼集)> 1천권을 펴내 법보시로 사부대중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36하안거를 성만하여 제방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해안큰스님은 1901년 전북 부안에서 출생하여 1917년 장성백양사에서 만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27년 내소사 주지를 역임했다.
스님은 1932년 내소사앞에 계명학원을 설립하여 무취학 무학성년을 대상으로 문맹퇴치운동을 벌였으며, 1945년 금산사 주지, 1946년 금산사 서래선림 조실로 추대됐다. 스님은 1974년 서래선원에서 열반에 들때까지 올곧은 수행으로 제방의 모범이 되셨는가 하면 재가자선방과 불교학교를 설립해 재가자수행과 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조계종 원로의원 석주스님(칠보사 조실)은 "해안스님은 철저한 수행과 대원력을 바탕으로 중생구제에 앞장서신 분이다"고 스님을 추모했다.
김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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