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0월 7일 해인사에서 창립 1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한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회장 노옥섭)에게 ‘공직사회의 귀감이 되는 공무원 불자이길 바란다’는 내용의 축사를 보냈다.
현직 대통령이 직장직능신행단체의 기념법회에 축사를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차후 정부기관 안팎에서 공무원 불자들의 신행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통령의 축사는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의 기념법회에 참석한 前 청와대불자회장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에 의해 대독됐다. 다음은 김 대통령 축사 전문이다.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창립1주년 기념법회 축하 메세지
존경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 해인총림 방장 법전 큰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해인사주지 세민 스님을 비롯한 여러 대중스님! 그리고 노옥섭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장을 비롯한 공무원 불자 여러분!
오늘 이곳 해인사에서 ‘공무원불자연합회 창립 1주년 기념법회’가 열리게 된 것을 모든 불자와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며, 부처님의 한량없이 넓고 높은 공덕을 여러분과 함께 기리는 바입니다.
공무원 불자 여러분이 계시기에 국민의 정부는 그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나라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깊은 감사와 치하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세계는 지금 매우 중대한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의 테러 대참사로 인해 전 세계는 정치와 안보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우리로서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의 햇볕정책과 남북화해의 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는 새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아직도 남북화해와 협력의 길을 다져오지 않았다면 우리의 불안감은 얼마나 컸겠습니까?
우리가 이렇게 평화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큰 불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불교계 지도자와 공무원 불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공무원불자 여러분!
우리에게 있어 앞으로의 2, 3년은 참으로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는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느냐,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처럼 퇴보의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를 결정짓는 시기가 바로 앞으로의 2, 3년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입니다.
특히 민족적으로는 남북간의 화해협력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일이 절실하게 요청됩니다. 국가경제 발전과 민족의 평화 및 번영을 위해 지역과 계층과 세대간의 벽을 뛰어넘어 온 국민이 합심, 협력하는 노력이 참으로 시급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불자공무원 여러분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앞장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의 이 행사가 이 땅에 공생과 화합의 정신을 심어주신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고 공무원 불자 여러분의 불심과 결속을 다지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공무원 불자 여러분이 공직자 사회의 귀감이 되어주기를 당부드립니다.
한국불교계와 공무원불자연합회의 큰 발전을 바라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불기 2545년 10월 7일
대통령 김대중
오종욱 기자
gobauoo@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