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참된 불자로 거듭난 사형수가 8.15 특사를 통해 무기수로 감형, 제 2의 삶을 살게 됐다.
강원도 영월에서 농사를 짓던 정모(36)씨는 가출한 아내를 찾기 위해 처가에 갔다가 냉대당한 것에 대해 격분, 술김에 불을 질러 2명을 숨지게 했다. 결국 그는 95년 3월 현주건조물방화 치사상죄로 사형을 언도 받았다.
대전교도소에 수감된 후 극도의 죄책감에 시달리던 정씨는 우연한 기회에 교도소 정기법회에 참석했다가 불교에 귀의했다. '행덕'이란 법명을 받고 독실한 불교신자로 변한 그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참회의 뜻으로 매일 108배를 하며 사형집행을 기다려 왔다.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씨 구명운동을 벌인 대전교도소 교화위원 혜명스님(대전 혜명정사 주지)은 “부처님의 가피로 은전을 입은 만큼 앞으로 가정 사회 국가에 보탬이 되는 불자가 되겠다는 것이 정씨의 조그만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