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버지와 초등학교 5학년, 그리고 생후 15개월된 갓난아기 두 동생을 3년째 돌보아온 중학생 가장이 최근 주변의 도움이 끊겨 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형편에 처했다.
중학교 3년생인 박길우군(15)은 IMF가 터지기 직전인 3년전 아버지가 사업실패로 뇌졸증을 얻어 근로능력을 상실하고, 이런 충격을 견디지 못한 어머니마저 1년전 가출하자 하루아침에 소년가장이 됐다. 돈을 벌 처지가 못되는 박군은 지난해 2월 한시생계보호가정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받는 생계보조금 25만원과 후원자들이 보내주는 약간의 돈으로 아버지 간병과 젖먹이와 초등학생 두 동생을 돌보아왔다.
그러나 최근 정기후원이 끊기면서 정부 보조와 청담복지관 후원만으로는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다. 아버지 치료는 둘째치고 젖먹이 동생의 분유와 기저귀를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길우는 학업마저도 그만두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18만원 월세에 남는 7만원으로 한달 생활비를 대기에는 불가능한 일. 그래서인지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던 길우의 얼굴엔 먹구름같은 근심이 가득하다.
길우의 가정형편을 살펴왔던 청담종합사회복지관 강영삼 복지사는 "일시적 후원보다는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많은 불자들이 결연후원에 나서 길우에게 희망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움주실 분은 (02)806-1376∼7(청담사회복지관)로 연락하면 된다. 한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