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30 (음)
> 신행 > 신행
박범훈교수 한국불교음악 집대성
박범훈 교수(53·중앙대 한국음악과)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초대단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음악사에 빛나는 예술적 성취를 이룩한 음악가.

그가 5년 동안 컴퓨터 자판을 2번씩 바꿔가면서 한국불교음악사를 연구해 '불교음악 박사 1호'가 됐다면 모두 놀랄 것이다. 그 결과물이 경전 속 음악관련 내용을 집성한 <한국불교음악사연구>(장경각)이다.

박 교수는 경전에 최대한 밀착해 불교음악의 전래와 수용, 그리고 전래 과정을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불교음악의 미래를 고찰한다.

우선 불전에 기록된 불교음악.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악기이다. <삼국사기> 악지를 비롯 중국문헌인 진양의 <악서>, <사리영웅기>, <악학궤범>과 1920년 이왕직아악부에서 연주된 악기와 현재 전통음악에 연주되고 있는 악기를 비교하여 불전에 기록된 악기의 우리 나라 전래과정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전통악기가 불전에 의해 우리 나라에 최초로 알려지게 됐다는 주장은 눈 여겨 볼만하다. 적(笛)·법라(法螺)·목어(木魚) 등 경전에 기록된 53종의 악기 가운데 현재 활용되고 있는 악기는 불과 11종.

1920년대까지는 53종의 악기가 대부분 사용되었으나, 그 이후에는 연주법 등이 전수되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적고 있다.

'음악(音樂)'이란 용어가 일제시대 일본에 의해 통용된 것이 아니라 불전에 기록되어 있는 용어라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무량수경> 등 42종의 경전에서 찾아낸 불교음악용어는 모두 110종. 그 가운데 <법원주림>이 가장 많은 41종류의 음악용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악, 범패, 어산, 패와 찬, 영가, 가영, 음악 등의 용어들이 경전을 통하여 일본보다 우리 나라에 먼저 전래됐음에도 불구하고 보편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교수는 서양음악이 들어오면서 일본에서 번역된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척불숭유정책을 편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직접 찬불가를 작곡했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불상점안식 때 법라를 불고 법고를 치면서 새로운 찬불가를 불렀다는 <사리영웅기>의 기록이 근거다.

이 책은 근·현대에 이루어진 창작 찬불가 운동도 정리했다. 창작 찬불가 역사를 탄생과 개화, 그리고 전개과정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스님→재가불자→방송 및 음악가 등으로 찬불가의 창작 주체가 전환되는 과정과 찬불가의 발전적 제언은 귀담아 새길 만하다.

특히 1920년대 찬불가를 작사 작곡한 용성 스님을 창작 찬불가를 효시로 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939년 김기수가 지은 '황하만년지곡'이 국악창작곡의 효시라는 사실을 뒤엎기 때문이다.

불전에 기록된 불교음악, 불교음악의 전래, 불교음악의 한국적 전개, 창작 찬불가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불교음악의 종합 연구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고 치밀하다.

박범훈 교수는 "동양음악의 원류라고 하는 아악적인 음악관이 이미 불교에서 유래했다는 시실을 경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며 "불교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작곡·지휘·기악·성악·이론 등 다양한 방면의 불교음악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값 2만5천원.
2000-04-27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3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