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한 고통은 수행의 깊이를 넓혀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직장생활과 신행에 보다 더 정진할 것을 서원합니다."
IMF 이후 금융업계에 불어닥친 대량감원 한파로 불자회 회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전국금융단불교연합회(운영위원장 김윤하, 이하 금융단)가 10월 28일 한국외한은행 4층 강당에서 8개 금융기관 15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합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연합법회는 연말로 예정되어 있는 금융구조조정을 불심으로 극복하자는 취지로 개최된 것. 금융단 불자들은 이날 동국대 현각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현각스님은 법문을 통해 "인연법에 의해 퇴출, 감원 등의 어려움이 내 몫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며 "비록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그것을 슬기롭게 헤쳐나간다면 더 큰 행복과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단은 이날 법회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보시금을 11월 중순경 보육시설인 수원 행복한집에 기탁하고 11월 12일 창립 예정인 수협경북지회와 최근 불자회 결성 움직임이 있는 경남은행 불자회 창립에도 적극 지원하는 등 금융단 불자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이와 때를 맞추어 수협불자회는 11월 12일 은해사를 참배하는 성지순례를 갖고 수협경북지회 창립법회에도 동참키로 했다.
85년 한국은행불자회를 시발로 13개 금융기관이 가입한 금융단은 연 2회 실시하는 연합법회를 비롯해 성시순례, 수련대회, 봉사활동 등을 펼치면 신행증진과 화합을 도모해 왔었다. 그러나 IMF 이후 회원이 절반 이상 줄었고 불자회 회장과 임원단들이 직장을 떠나는 등 불자회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있는 은행이 한국, 외환, 한빛, 서울은행과 수협, 농협 등 7~8개 은행에 불과할 정도로 침체된 상태. 더불어 아직 불자회가 없는 주택, 국민 등 국책은행과 신한, 하나, 평화 등 후발 은행의 불자회 창립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김윤하 운영위원장은 "연합회 활성화를 위해 13개 은행 불자회의 회장단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매달 1회 개최해 의견 수렴과 행사 결정, 불자회 미창립 금융기관 후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IMF 이후 또다시 겪게 되는 어려움을 부처님 믿는 마음과 연합회 내실화를 통해 극복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