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사찰은 도심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산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색 주장이 제기됐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부의장 효림스님은 10월 3-6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정진도량 일전 가운데 '인터넷과 불교'를 주제로 한 선상 강연에서 "이제 사찰은 단순히 참배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와 여가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효림스님은 문화적인 욕구가 강한 디지털 세대를 위해 사찰이 전통찻집, 화랑,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갖추고 테마 전시회, 문화공연, 다도 강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이 여가를 이용해 산중으로 찾아오도록 포교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디지털문명은 불교의 사상과 부합한다고 전제한 효림스님은 "스님들이 먼저 시대의 흐름을 간파해 한국불교가 세계화에 새롭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총무원과 전국 본말사의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종무행정의 신속성과 종단 및 사찰경영의 투명성에 제고되고 전 종도가 참여하는 종단운영이 가능할 것이란게 스님의 설명이다.
효림스님은 "94년 종단개혁 이전의 부정부패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 사찰행정이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불자는 물론 시민단체들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종단의 부패를 정화하고 승가의 화합을 이뤄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만 불교 중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