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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역사문화 탐방로' 내달 14일 완공
역사와 문화의 거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 11개월간에 걸친 ‘대변신’을 마치고 시민들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말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착공한 안국동로터리∼종로2가에 걸친 690m 구간의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사업이 마무리돼 내달 14일 완공식을 갖게 된 것. 지하매설물 교체작업과 보도블록 설치 등으로 곳곳이 파헤쳐진 거리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제 변모한 인사동 거리에서 예전의 운치와 멋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됐다.

◇인도 늘리고 야외공연장 신설◇
▽인사동 변신의 포인트〓보행자 위주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차도의 폭이 줄고 1∼2m에 불과하던 기존의 인도가 전 구간에 걸쳐 4∼10m로 대폭 확장돼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인도와 차도에 칙칙한 콘크리트 대신 재질과 문양이 동일한 검정색 점토 벽돌과 기와를 깔아 거리 전체에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 인도 곳곳에 지친 보행자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돌벤치 80여개가 설치됐다.

한편 좁은 길목을 가로막아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던 노점상들은 인근 이면도로로 옮겨지고, 상가 앞 보도에 어지럽게 널려 있던 상품진열대도 사라졌다. 거리를 어수선하게 뒤덮던 각종 불법광고물도 퇴출됐다.
전용 야외공연장도 들어섰다. 안국동로터리와 종로2가 입구에 각각 조성된 ‘남인사마당’과 ‘북인사마당’ 등은 각종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남인사마당'에는 공연관람이 가능한 경사식 계단과 분수대가 설치되는 한편 화장실 3개동이 마련됐다. 이 밖에 연말까지 전 구간에 4∼6m 높이의 소나무 40그루를 비롯,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 총 3000주의 나무를 심는 조경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사동은 문화와 자연이 함께 숨쉬는 도심 속 ‘청량제’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개발 최대한 억제'◇
▽인사동의 미래와 남은 과제〓탐방로 조성을 계기로 서울시와 종로구는 인사동을 뉴욕의 소호거리나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견줄만한 세계적인 문화예술 명소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 인사동 일대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한편 도시계획지구로 묶어 무분별한 개발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인구 유입을 불러 인사동길이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 강학중씨의 인사동 예찬
“대로변만 돌아봐선 겉모습밖에 볼 수 없죠. 오랜 세월의 체취가 겹겹이 쌓여 있는 골목골목을 탐사해봐야 인사동의 참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사동에서 가정경영연구소를 운영 중인 강학중씨(43·사진). 그는 인사동이 좋아 20년 간의 직장생활(대교출판사)을 마치고 올해 초 이 곳에 눌러 앉았다.

"곳곳을 빼곡히 메운 필방과 고서점, 화랑과 골목마다 숨어 있는 음식점 등을 찾을 때마다 우리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푸근함과 고풍스러운 정취 때문이죠."
그의 남다른 ‘인사동 사랑’은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3년 전부터 직접 발로 인사동 거리를 누비며 제작한 지도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

“기존의 팜플렛이나 지도에 의지해 가게를 둘러보다 기대와 달라 실망한 경우가 종종 있었죠. 곳곳에 숨어 있는 인사동의 볼거리, 먹을거리를 직접 발굴해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는 또 동료 부부들과 함께 화랑이나 카페 등을 찾아 인사동을 알리는 이벤트도 종종 마련하고 있다. 이젠 인사동 가게의 대부분을 섭렵한 그는 “미로같은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있구나’하며 새로운 발견을 할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많은 여행을 하기도 한 그는 “인사동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정서와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인사동 특강 신청하세요"
“지금부터 인사동 길을 따라 서울의 600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을 떠나겠습니다. 인사동 곳곳의 숨은 내력을 함께 찬찬히 살펴보죠."

9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불교대학 내 소강의실. 회사원, 주부, 대학생 등 30여명의 수강생이 강사의 설명과 비디오 자료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 자리는‘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 산하 북촌문화센터가 마련(사진)한‘인사동 학교―인사동 바로 알기’강좌. 2년 전 청소년 대상의 인사동 탐방행사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역사문화의 거리인 인사동의 소중한 가치를 바로 알고 보존하기 위한 시민참여 마당이다.

도시연대 최정한사무총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인사동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은 인사동만의 특색 있는 문화를 강의와 탐방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짜여진다.

오랫동안 인사동에서 화랑과 고서점 등을 운영해온 사람들이 직접 표구와 고서의 세계를 강의하거나, 학계 전문가들이 인사동에 얽힌 역사와 문화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론교육’이 끝난 뒤에는 조를 짜서 직접 인사동 곳곳에 숨어있는 역사유적지, 한옥 등을 탐방하거나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인사동의 가치를 익히는 체험도 갖는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현주하씨(21·아주대 사회과학대)는 “인사동은 세대와 연령을 초월한 매력을 갖고 있다”며 “강의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인사동의 내력 깊은 명소를 친구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좌는 도시연대 홈페이지(www.dosi.or.kr)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5000원이다.

2000.09.20 동아일보
200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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