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옹동면 주민들이 해발 650m인 상두산(象頭山) 살리기에 발벗고 나서 계속된 훼손을 어느정도 막을수 있게 됐다.
동면 농민회원과 주민들이 상두산 경관 훼손을 더 이상 방치할수 없다며 정읍시에 지난 97년 이곳에 허가한 암석 골재채취장 2개소의 허가 시한인 2003년 3월이후의 골석채취 금지를 요구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
주민들은 그동안 암석채취로 살아 숨쉬는 전설과 역사가 있고 조상대대로 삶의 애환이 깃든 명산의 허리가 잘려나가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수없다며 농기계로 암석반출 차량의 진입로를 막고 철야 농성과 시청 항의방문 등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른 골재채취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는 시청과 업체, 주민들간의 의견 충돌로 농민회원 3명이 검찰에 구속되는 아픔을 겪기도했다.
그러나 최근 시청의 중재로 주민들과 업체사이에 허가 연장 불허를 조건으로 손해배상 책임 한계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주민들이 똘똘 뭉쳐 더 이상의 상두산 경관 훼손을 막은 것이다.
상두산은 조선조 선조때 선비 정여립(鄭汝立.1546-1589)이 그를 추종하던 대동계원들과 함께 무예를 연마했다는 전설이 깃들어있으며 '상두'란 지명도 '석가'가고행길에 6년동안 설법을 했다는 인도 불교성지와 같은 이름이다.
이같은 인연때문인지 상두산 자락의 산외면에서는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혜정과 월주스님, 현 총무원장인 정대(속명 서병식.1999년)스님 등을 배출해 화제가 되기도했다.
또 상두산 아래는 예로부터 '평사낙안(平沙落雁)의 길지'라고 소문나 만석꾼이던 김모씨의 99간 한옥이 현존하는 등 역사의 고장이다.
옹동면 농민회 김준배 회장은 "상두산은 조상들의 혼이 깃든 삶의 터전이었다"며 "상두산을 살리는 환경보존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1.2.13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