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대중화, 생활화, 거사불교의 요람인 직장직능 불자회. 지난해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전국병원불자연합회 등 동일직종 연합회가 창립되는 등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직장불자회들이 직장내에서 법회를 보고 있어 신행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도법사 부재, 법회 장소 미확보, 재정의 어려움, 회원의 잦은 전출과 퇴직 등은 직장법회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최근 인근 사찰과의 연계를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고 내실을 다지는 불자회가 늘고 있다.
한전 본사 반야회(회장 김영창)는 2월 3일 강남 봉은사 대웅전에서 지도법사 지오(봉은사 교육국장)스님의 집전으로 신년하례를 겸한 육법공양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 참석한 40여명의 회원들은 이날 법회에서 꽃 과일 등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정성스레 올렸다. 3년 전 기복신앙을 탈피하고 진정한 공양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처음 실시된 육법공양법회는 봉은사의 법회장소 제공과 지도법사 파견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반야회는 그동안 봉은사로부터 지도법사 스님을 위촉받아 매달 본사 세미나실에서 정기법회를 봉행하며 신심을 키워왔다.
반야회 홍기성 총무는 "인근 사찰과 유대를 통해 법회를 봉행하다 보니 법회 때마다 법회장소 및 법사 섭외에 대한 고민이 사라졌다"며 "또한 불자회 운영에 있어서도 장소대여비, 법사초청비 등의 지출이 없어져 지금은 회원들의 회비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강남 인근에 소재한 한국세무사불자회, 선재마을 의료회, 강남구청 불심회, 강남경찰서 불자회 등도 봉은사에서 매달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지도법사를 위촉해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봉은사 포교국장 제안스님은 "그동안 사찰이 자기 신도위주의 포교를 해왔다"며 "사찰이 지역내 직장불자들과 교류를 확대한다면 지역 불교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소년교도소 불심회(회장 김수철)는 지난달 중순 조재영 회원 부친상을 당했을 때 지도법사스님의 헌신적인 봉사로 불심회원들 간의 결속이 더욱 두터워졌다. 직지사가 지역내 직장직능 불자회 지원의 일환으로 파견한 도원 지도법사스님이 아침저녁으로 상가집을 방문해 예불을 올려준 것을 계기로 불심회원들이 상조회를 조직하는 등 불자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또한 김천 교사불자회, 김천지역 개인택시 불자회도 직지사로부터 지도법사를 위촉받고 법회장소를 제공받아 불자회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김수철 불심회장은 "지도법사스님이 법회시간에 기초교리 등 불자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가르치고 애경사시 적극 동참해 불자회에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서울시 26개 구청 불심회원들과 경찰서 불자회 대부분이 관내 사암연합회와 연계해 활동을 펼치고 있고 법조인 불자회인 서초반야회는 강남 우면산 대승사의 지원으로 매달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사찰이 자기 절의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 불자들을 포교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찰 포교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직장불자회도 활성화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