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논리에 밀려 훼손 위기에 처해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불자와 시민들이 나섰다. 이런 흐름을 타고 3월경에는 출·재가를 망라한 범불교 환경단체도 창립된다.
최근 환경 지킴이를 자임하고 나선 단체들은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어머니환경모임과 '부산의 문화재와 환경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송광사 '완도를 사랑하는 모임' 등.
2월 1일 미아5동 자비의 집 3층에서 발족된 경불련 어머니환경위원회(위원장 정혜옥)는 생활 속의 작은 환경운동을 벌인다.
경불련이 지난 12월 1달간 개최한 '어머니 환경교실'을 수료한 주부불자 37명을 주축으로 출범한 이 환경모임은 사찰에 꽃·나무 심기, 양초 재생, 폐식용유로 비누 만들기, 생활쓰레기 줄이기 등을 펼쳐나간다. 매달 첫째 목요일 환경강좌를 열고 사찰 신도들을 중심으로 환경교육도 실시, 회원을 점차 늘여나가며 보살중심의 환경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02)3147-2600
부산의 스님과 고고학·역사학·도시공학·환경 등 각 분야의 전문가 30여명은 지난 1월11일 '부산의 문화재와 환경을 사랑하는 시민모임'(공동위원장·해원 해인종종정스님 등 6명)을 결성했다.
청연 스님(산을사랑하는시민연합 공동대표)이 총괄사무를 맡고 있는 이 단체는 부산시의 도시개발정책 결정에도 적극 참여하는 한편 사단법인을 추진, 부산시 전체 문화유산 및 환경훼손 실태조사와 시민의식 교육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051)466-2944.
완도 신흥사(주지 법일) 신도들로 구성된 '완도를 사랑하는 모임'(공동회장 김동관·김주)은 지난 1월 7일 대신리 바닷가 갯벌청소를 시작으로 지역 환경파수꾼을 자임하고 나섰다.
김동관회장은 "청정해역인 완도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양식으로 인한 폐기물들로 병들어 가고 있다"며, "청해진 바닷가에 나아가 청소도 하며, 탐욕으로 물든 이기적인 삶을 극복하고 이웃과 세상을 향해 크나큰 원력을 세우는 불자가 되자는 것이 모임의 창립 취지"라고 말했다. (061)554-2634
이같은 자생적인 환경모임들은 전문 환경단체와는 달리 지역사회와 생활 속의 작은 환경운동을 통해 실질적인 생태계 복원과 시민들의 환경의식을 제고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편 출·재가가 함께 참여하는 범불교 환경운동단체의 결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리산살리기댐백지화범불교연대가 주축이 되어 3월경 발족할 예정인 이 불교환경단체는 일체의 정치성향을 배제하고 순수한 불교환경운동에만 진력할 단체와 불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범불교적인 환경단체의 창립은 지난해 지리산살리기 운동으로 가능성을 보인 불교환경운동의 한 단계 도약과, 환경운동이념에 가장 적합한 불교적 이념을 사회적으로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