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감악산 범륜사에 통일동산이 조성됐다.
6월 20일. 감악산 등산로 초입 운계폭포 위에 위치한 범륜사 통일동산에는 세수 82세의 노스님인 금봉스님(태고종 승정)이 계단을 만드는 마무리작업을 손수 하고 있었다.
300여평 규모의 통일동산은 작지만 평화 기원석에서 묻어나오는 통일에 대한 염원이 저절로 느껴졌다. 등산객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계곡에서 자연석을 그대로 옮겨와 세웠다는 5m 높이의 '세계평화 기원석‘과 6m 높이의 ’9층 석탑‘이 들어섰다. 기원석의 ’세계평화‘ 휘호는 금봉 노스님이 직접 쓰고 새긴 것이다.
통일동산이 위치하고 있는 파주는 특히 북으로 향하는 관문인 동시에 통일신도시가 예정돼 있어 지역적인 의미도 크다.
"조석예불로 세계평화와 민족통일을 기원하지요. 이 공원은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은 만큼 2년 전부터 내손으로 돌을 날라 축대를 쌓고 공원을 조성했어요"
금봉 노스님은 “하루빨리 통일이 돼 민족의 아픔이 사라졌으면 하는 기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30년 전부터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옛 운계사터에 불사를 시작해 직접 현사찰인 범륜사를 건립한 금봉 노스님은 평생동안 손수 터를 고르고 돌을 나르며 직접 심은 20만주의 잣나무와 낙엽송을 이용, 불사를 해왔다. 통일공원 조성은 범륜사의 회향불사인 셈.
감악산을 등산온 김차수(63, 서울 홍은동)씨는 “공원 의자에 잠깐 쉬면서 통일이 빨이 되도록 기도 했다”며 “등산로에 통일공원이 조성돼 있어 통일염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감악산 범륜사는 최근 반동강난 사적비와 기와파편을 발견했다. 이 유물들은 옛 운계사의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사적비에는 시주자 명단에 ‘추상전하’ ‘왕비전하’ ‘세자저하’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또 기와파편에는 순치황제 12년과 13년이라는 명문이 들어있다. 이로보아 옛 운계사는 조선 효종 6년(1652년)에 중건된 왕립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범륜사에는 태고종 비구니 강원과 불교대학 국내최대 옥불입상 대웅전 미타전 종각등의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고려석탑, 나무화석 등의 유물이 있다. 031) 959~4566
김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