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점심을 거르며 소일하던 어르신들이 이제 조계사의 공양을 받으며 부처님 자비안에서 즐거운 여생을 보내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조계사(주지 지홍)에서 위탁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자혜스님)가 지난 5월 18일 탑골공원 인근 경운동에 개관한 지 한달도 안돼 이용회원이 7,000여명을 돌파하는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1일 서울시의 원각사지(탑골공원) 성역화사업과 동시에 미리 시작한 무료급식서비스는 매일 2,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이용, 전국 최대규모의 무료급식을 자랑할 정도. 심지어 의왕시, 안산시, 남양주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전철(3호선 안국역 5번 출구에서 1분 거리)을 타고 출근아닌 출근을 할 정도여서 하루평균 시설이용 인원이 4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휴게시설 하나 없는 탑골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이 체력단련실, 영화관람실, 공연장, 발지압공원, 게이트볼장, 이ㆍ미용실, 도서관, 샤워실, 양방진료실 등을 갖춘 최신식 시설에서 휴식과 놀이를 즐기는 한편 댄스ㆍ서예ㆍ컴퓨터ㆍ노래ㆍ영화ㆍ탁구ㆍ당구ㆍ장기ㆍ바둑교실 등 다양한 사회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받다보니 서울시는 물론 수도권에서도 입소문이 난 것.
쾌적한 환경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된 어르신들도 80여명으로 구성된 자치운영단을 구성, 시설내의 질서유지와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
6월 11일 창경궁 등 인근 문화재의 관광가이드 자원봉사를 맡을 30여명의 '어르신 통역봉사단'을 선발하는 등 분야별 '어르신 자원봉사회'가 구성돼 노래방, 이ㆍ미용실, 식당, 수지침실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문화예술봉사회도 구성해 풍물, 서양악기 연주 등 공연에도 나설 예정이다.
조계사는 당초 무료급식 인원을 500∼1,000명으로 잡았다가 무려 네 배에 달하는 2,000여명(쌀 5가마니 분량)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하게 돼 예산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무료이용시설인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 1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서울시립근로자합숙소와 자양사회복지관 운영권을 반환하고 노인복지센터 운영에만 총력을 쏟고 있다.
안정적인 예산확보를 위해 유명 불자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후원금 모금에 나설 예정인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이명희 부장은 "소문을 들은 어르신들이 갈수록 많이 몰려와 시설이용 인원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무료급식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불자들과 시민들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02)739-9501, 후원=하나은행(예금주 서울노인복지센터), 162-910002-15904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