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하현달빛
눈처럼 깔리는 밤
달깍딸깍 떨어지는 뼈마디 삭는 소리
저릿한 어머니 품속
살금살금 파고든다
말갛게 졸아든 육신
온 밤을 잠 못 들고
옹이 진 주름살만 손바닥에 툭, 툭 걸려
이리도
시린 바람이
이내 속 후벼 팔 줄은
이 밤 지새고 나면
얼마나 더 가벼워질까
평생 받은 온기를 돌려드릴 수 있다면
이 한 몸
달빛에 녹는 눈꽃되면 어떠랴
-이승현, 시집 <빛, 소리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