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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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기근본에서만이 모든 걸 리드해 나갈 수 있습니다
오직 자기근본에서만이 모든 걸 리드해 나갈 수 있습니다

(지난 호에 이어서)
질문자2(남): 감사합니다. 저는 진주에서 올라왔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을 앞의 신도님께서 질문을 하셔서 대답은 다 받았지만, 지금 이해도 못하고 어리둥절합니다. 저는 올해 초에 종합건강진단을 위하여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결과 위암에서 간으로 전이된 말기 암이라고, 병원에서는 손을 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올 7월에 죽음의 문 앞에까지 가서 한 20여 일간 사경을 헤매었는데, 저도 이 한마음선원을 접한 지는 채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말로는 불교 집안이라고 했지만 불교의 법도에 대해서도 잘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급했으면, 집사람은 딴 교인인데도 어떻게 소문을 듣고 저도 모르게 진주선원에서 천도재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숨통은 틔워 놓았다고 하셨다고 집사람한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왕 가는 마당에 깨끗하게 간다고 마음을 먹고 모든 것을 말렸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런데 거짓말같이, 진짜 거짓말같이 제가 그 뒷날에 바로 일어나서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 이거 뭔가 있구나!’ 그래, 어떤 절인지 가서 구경이나 한번 하자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안 내켰습니다. 그런데 가니까 그 문구 하나하나가 제 마음에 와 닿는 것이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그래서 단숨에, 환자 중에서도 중환자인 제가 딱 정확하게 13일 전에 큰스님 친견을 하러 승용차를 밤새도록 한 4시간 만에 몰고 본원까지 왔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을 친견을 못하고 내려갈 때는 힘이 좀 빠지더만요. 가면서 테이프도 듣고 하면서, 제가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아직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만 뭔가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집안에 친당숙 삼촌들 한 8명이 젊은 나이에 암으로 다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종손이면서 장손이고, 또 우리 세대가 저 밑으로 한 50여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업이라는 걸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저의 대에 와서 또 이렇게 되니까, 잘 먹고 잘살 때는 몰랐는데 그 고(苦)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죽음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얼마나 남은 삶인지 모르겠지만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또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게끔 큰스님께서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큰스님: 허허허…, 그 순간에 벌써 댁의 마음의 문이 열렸으니 뭐, 저절로 담길 게 아닙니까? 참 고마워요. 생각을 그렇게 해 주니까. 내가 고맙다 할 일은 아니지만, 이 세상 이치가 사람 눈에 보이는 것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허공에 있으니까요.

질문자3(남): 스님! 제가 요즘 둘 아닌 도리에 대해서 상당히 깊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너만이 할 수 있잖아.’ 이렇게 들어갈 때는 참 편한데요, ‘둘이 아니잖아,’ 이랬을 때에는 뭔가 걸립니다. 그렇게 편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이게 왜 그럴까?’ 나름대로 관해 본 결과 ‘아, 제대로 믿지를 못하고 있구나.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스님, 진정한 믿음의 공덕을 좀 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큰스님: ‘너만이 낫게 할 수 있잖아.’ 하는 거는 진짜로 믿으니까 그렇죠? 또 ‘둘이 아니잖아.’ 하는 거는, 즉 말하자면 믿지 못하기 때문에 ‘둘이 아니잖아.’ 이 소리가 나오죠.
아까도 말씀하셨듯이 유전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결과가 대대로 유전으로 인해서 그렇게 수백 년을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고 수천 년을 내려오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잠시 잠깐만에 그 유전을 해체시킬 수 있는 공부가 바로 이 공부입니다.
어저께가 과거입니다. 어저께가 과거고, 아까 한 시간 전이 과거니까, 우리가 과거다 미래다 또는 현실이다 할 게 없이 그대로 공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도 자기가 하는 게 아니죠. 얼른 쉽게 말해서, 내가 목이 말라서 물 한 컵을 먹는다 해도 내가 목이 마른 게 아니라 이 속에서 목이 말라서 달라니까 먹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먹는 게 아니죠. 내가 보는 게 아니고 내가 듣는 게 아니고, 모든 게 자기가 하는 게 아니에요. 오직 근본에서만이 자기의 모든 걸 리드해 나갈 수 있죠.
그러니까 부처님을 처음에는 ‘저건 형상이지.’ 이렇게 따지시지만 ‘일체제불의 마음’ 그 노래를 가만히 들어 보신다면, 해 보신다면 아실 거예요. ‘내가 몸이 몽땅 공해서 비었다면 저 부처님과 같다. 부처님과 같으면 모든 게 갖추어져 있다. 모든 게 갖추어져 있으니 못 볼 게 없고 못할 게 없고 못 건질 게 없고, 모든 게 다 그렇다.’ 이걸 말로 어떻게 다 하리까.
그러니까 모든 게 이 마음에…, 내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한다거나 또는 말을 잘못 한다거나 이런 원인도 눈 하나가 잘못 보기 때문에 잘못 말을 하고 잘못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볼 때에 그냥 공체로 봐라, 공식으로 봐라. 아무리 강도라도 강도가 아닌 사람이 강도를 볼 때는 강도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강도면 강도로 봅니다. 급하게 뛰어가는 걸 봐도 강도로 봅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이 곱고 텅 빈 사람은 그대로, 악이든지 선이든지 그걸 가리지 않고 불쾌하게 하질 않습니다.
사찰마다 스님네들이 노비를 얻으러 옵니다. 그런데 얻으러 오니까 싫죠. 얻으러 오니까 싫은데 그게 얻으러 오는 게 아니고 내가 전자에 빚을 졌기 때문에 주는 거다, 갚는 거다라고 생각을 하면 아주 쉽죠. 그러니까 모든 일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생각을 인의롭게, 섭섭지 않게 잘한다면 그건 모두 보살 케이스에 들어가는 거고 그렇지 못하다면 보살 케이스에 들질 못해요.
일거수일투족을 다 잘하기만 하겠습니까만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거기다 놓고 관해라. 거기다 놔 버려라. 네가 공해서 없다면 모든 게 없는 걸 증명할 수 있다. 함이 없이 하는 거니까 네가 한 것도 아니고 내가 한 것도 아니고, 내가 배를 탄 것도 아니고 배를 안 탄 것도 아니고, 내가 과거에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내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갈 것도 없다.’ 이게 모두가 끊어진 상태죠. 예를 들어서 ‘배움이 끊어진 사람은 한가하기 짝이 없는데, 망상도 버리지 않고 선한 것도 구하지 않는다.’ 이런 게 있습니다. ‘선한 것도 구하지 않는다. 악도 버리지 않는다.’ 이래도 그 가운데서 자기가 그렇게 하질 않아요, 그런 걸 다 아니까. 저절로 자동적으로 모든 것이 다 둘이 아니게 되죠. 하다못해 날아다니는 새 하나 벌레 하나라도 다 둘이 아니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급하면 새들도 와서 일러 주고, 이런 수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이 모두, 날아다니는 새들도 그렇고 짐승들도 직감적으로 다 잘 아는데 사람들은 요기서 요 한 발짝 사이도 몰라요. 그래서 죽지 않습니까, 모두? 날아다니는 새들도 자기가 맞으면 죽는다 하는 걸 알기 때문에 미리 가는 새도 있고, 미리 탈출하는 짐승도 있지만 사람은 그걸 모르고 죽는다 이거죠. 그것들은 알고도 힘에 겨워서 죽는데, 사람은 피할 수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알면서도 그냥 모르고 산다, 이렇게 말할 수 있죠. 그런데 알게끔 다 해 놨는데 왜 모르고 사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고등 동물이라고 그러죠. 사람이 찢고 찢기면서, 먹고 먹히면서 살아온 것이 얼맙니까? 그걸 생각을 안 하니까 그렇지, 생각을 하면 기가 막히죠. 기가 막힌데 나는 지금 뭐가 급하냐. ‘이 주머니 속에서 내내 수없는 나날을 그냥 그렇게 살겠느냐? 탕탕 털고, 탁탁 털고 나서겠느냐?’ 하는 겁니다.
질문자3(남): 스님, 이왕 쉽지 않게 나왔으니까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부처님 뜻을 받들어서 크게 불사를 일으키신 왕을 보고 전륜성왕이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달마 조사께서는 똑같은 행을 한 왕을 보고 공덕이 없다고 얘기를 했었고 또 결국은 스님 자신을 죽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달마 조사님의 둘 아닌 뜻은 무엇입니까?
큰스님: 달마 스님이 그걸 똑바로 가르쳐 줬는데도 그걸 모르고 그렇게 죽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죽었는데도 ‘나는 이렇게 죽지 않았다. 나는 산 것이 없기 때문에 죽을 것도 없었다. 너희들 똑바로 봐라.’ 하고서 신 한 짝을 주장자에다가 걸고서 보여 줬다는 얘기가 있죠. 그러니까 그거를 보고 이날까지 그 말씀이 내려오고 있으니 그 왕
200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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