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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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수일투족 전부 다 주인공이 하는 것임을 믿어야
우리가 지금 산다는 것이 전부 잘못된 게 없어요
그냥 그대로 물 흘러가듯이 바람 불듯이 그렇게 하고 가는 겁니다

는 유전자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게 지금 많이 밝혀져 있고, 정신분열증 같은 것도 신경 전달 물질에 관여하는 어떤 유전자 결함 쪽으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영계성이라든지 과거의 인과성, 이런 원인이 많을 걸로 지금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스님께 여쭙고 싶은 것은, 스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인간이 과거 미생물에서부터 인간이 되기까지 수억겁을 거치면서 서로 먹고 먹히고 쫓고 쫓김을 당하고, 서로 인과(因果)의 업(業)을 반복하면서 살아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 자리에 있는 누구든지 다 과거 생에 수억겁을 두고 서로 인과를 주고 받았을 텐데 하필 정신병이나 암에 걸린 그런 사람들은, 왜 유난히 그분들만 그런 병에 걸리게 됐는지 거기에 무슨 또, 저희가 알지 못하는 깊은 사연이 있는 건지 그걸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큰스님: 사연이 새록새록이 많죠. 자기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따라서 모두가 일어나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그것을 없애고 둘 아니게 하려면 둘 아니게 공부를 해야 되는 거죠. 참, 요즘 외국이나 한국이나 어디를 막론해 놓고 비참한 일들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일어나요. 그런데 그것은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하는 그런 문제죠, 모두가.
그렇게 문제가 된 경우를 예를 들어서 말하겠습니다. 과거에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애들끼리 놀다가 어떻게 잘못해서 불집게로 애가 죽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다시 나와서 한 동네에서 다시 살게 됐는데 또 불집게로다가 쳐서 죽였단 말입니다. 그런 걸 법적으로도 그렇고, 어떻게 처리를 해야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인과응보라는 것을 우리가 모른다면 이 공부하는 길을 잊어버리는 거나 같습니다. 그러니까 인과응보라는 그 자체가, 내가 고운 말을 하면 상대방에서도 곱게 나오고, 내가 악을 쓰고 욕을 하면 상대방에서도 욕을 하고 나온다, 이런 뜻과 같죠. 그러니까 그런 업보가 생기는 이유가 뭐냐? 업보라고 하는 것도 일들이 벌어지니까 업보라고 이름을 지어서 방편으로 쓰는 거지 본래 업보라는 자체가 없는 거죠.
그런데 예를 들어서, 예전에 농사지을 때에 길을 가다가 어떤 생명들이 새끼들을 낳고 있으면 그냥 삽으로 척척 쳐서 죽여 버리고, 생명들을 우습게 그냥 잡아서 구워서 먹고, 이렇게 모든 것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하면서도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더 모르는 경우가 많았죠. 그렇게 한 것이 어디로 가느냐 하면 자기 자식들한테로 오거나 자기한테로 오죠. 그게 왜 그런가? 그것이 바로 영혼이 있기 때문이죠. 영혼의 근본을 안다면 그렇지를 않을 텐데, 근본은 모르면서 이 영혼만이 누가 지금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극악하고, 그렇게 아프고 죽겠으니까 그냥 그리로 덤빈단 말입니다. 그래서 1년이 지나서든지 이태가 지나서든지 또는 그 후생이 되든지 그렇게 돼서 그 인과가 벌어지는 거죠. 그러니 그것을 해결을 하려면 둘 아닌 도리를 알아야만이 그게 없어지는 법이죠.
질문자1(남): 스님, 그러면 지금까지 하신 스님 말씀을, 그런 정신병이나 암 환자들은 보통 사람보다도 정도가 심한 인과를 더 많이 지었다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큰스님: 살아온 대로니까요. 그 사람 자체가 살아온 대로니까요.
질문자1(남): 알겠습니다.
큰스님: 그래서 관하라, 둘 아니게 관하라, 둘 아니게 큰마음의 보시를 하라 하는 거죠, 항상.
질문자1(남): 네, 지금 제가 두번째 여쭈려고 하는 걸 스님께서 바로 답을 해 주셨는데요, 그러한 병들이 과거 생의 인과 때문에 온 것이라고 하면 누구든지 자기 업식 보따리 속에 다 담겨 있겠습니다. 그래서 정신병 같은 경우는 사춘기, 10대 후반, 20대 초에 생기니까 그 인과 보따리 정체가 좀 빨리 드러나는 셈이고, 암 환자는 주로 장년 이후 노년기에 생기니까 몇십 년 동안 잘 나가던 사람을 불의에 공격하는 셈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 공부를 해서 숙명통(宿命通)이 터지기 전에는 자기 보따리 속에 어떤 인과가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 과거의 업 보따리, 인과 보따리를 빨리빨리 녹여야 여러 가지 그런 좋지 못한 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하자면 심성의학적인, 예방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님께 여쭈어 보려고 했는데 스님께서 이미 답을 해 주셨습니다. 그 질문은 넘어가고요.
세번째 여쭙고 싶은 것은 저희 선원뿐만 아니라 불법을 찾는 사람 가운데서 극히 상근기 몇 분을 빼 놓고는 대개 어떤 육신의 괴로움이라든지, 혹은 뭐 가난이라든지, 다른 어떤 정신적인 괴로움 때문에 불법을 구한다고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자기가 어떤 병에 걸렸을 적에, 우리 선원에도 그런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병만 나으려고, 그 병만 어떻게 좀 해결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제가 스님의 일련의 가르침을 생각을 해 보면, 어떤 질병이 생겼건 다른 어떤 괴로움이 생겼건 간에, 눈앞에 닥친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애쓸 게 아니라 먼저 자기 살아온 과거에 대해서 참회를 하고, 어떤 새로운 삶의 길을 찾으려고 하는 그 과정이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큰스님께서는 자비로우시고 또 높으신 법력이 있으니까 중생 제도를 위해서 그런 과정은, 제가 느끼기에는 덜 강조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통을 지닌 사람들에게 그냥 주인공 자리에 관하라고만 하시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자기가 어떤 병만 나으려고 하는 그런 그 단순한 동기를 조금 더 확장을 해서 참회를 먼저 해야 되고, 삶에 대한 새로운 개안을 먼저 해야 그 병도 나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저희가, 큰스님께서는 그러실 필요가 없으시겠습니다만 저희 같은 일반 신도나 혹은 이렇게 연구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환자를 지도할 적에, 요컨대 병만 나으려고 관하지 말고 참회도 듬뿍듬뿍 많이 하고 새로운 마음의 지평을 열도록 좀 유도를 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스님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큰스님: 내가 항상 저 나무들 뿌리하고 싹에 대해 얘기를 하죠? 그런데 나무 싹이 있으면 뿌리가 있듯이 누구나가 다 본래 그렇게 달려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걸 모르니까 ‘네 뿌리는 바로 네 주인공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 말을 하자면 일체 우주 전체를 한데 싸서 콩 알갱이 하나로도 할 수 있고, (컵받침을 들어 보이시며) 요런 데로 하나로도 할 수 있고, 한 사발로도 할 수 있고, 한 주먹으로도 할 수 있고, 아주 없이도 할 수 있단 얘깁니다.
그 모두를 콩 하나로 해서 짊어지니까 짊어질 수도 없이 무겁더랍니다. 그런데 그거를 어떡하면 빨리 해소를 시킬 수 있나. 그래서 그냥 무조건 관하라고 그런 겁니다. 진짜로 믿는다면 믿는 것만치 없어질 거고, 믿지 못하고 뭐를 얻으려고만 한다면 자기 정성에 의해서 그것이 조금 나을 뿐이지 없어지거나 그런 것이 없다는 얘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현재만 살려고 그러지 말고 세세생생을 살기 위해서, 자유인으로 살기 위해서 그걸 벗어 버려야 된다는 겁니다.
지금 짊어진 콩 한 알갱이를 산더미 같은 산이라고 그런다면, 우리는 산 하나를 짊어지고 다니는 셈이죠. 그런데 ‘그 무거운 거를 그냥 다 놔라.’ 이 소린데 그러면 그렇게 진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자기 주인공이라는 자기 자불을 진짜 꼭 믿어야만 하는데 그렇게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면 알죠. 눈뜨고 보고 귀를 기울여 듣고 이렇게 하는데, 그렇게 형성시켜서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만든 자가 누구냐는 얘깁니다. 자기 종자인 근본이 아니겠습니까? 자기 종자라는 근본인데, 그 근본으로 인해서 자기가 생겼다면 그 근본에다가 다 놔야죠. 진짜로 믿고 놔야죠. 하는 것도 먹는 것도, 똥 누는 거, 뭐 일상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그놈 때문에 움죽거리게 되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산 하나다 해도 되고 콩 한 알갱이다 해도 되는데, 그 콩 한 알갱이가 짊어질 수가 없으리만큼 무겁다 이 소립니다. 그런데 그거 하나를 없애려고 한다면 진짜로 믿고 무조건, 가난하든 부자든, 돈이 있든 없든, 밥을 굶든 먹든, ‘굶지 않게 해 주는 것도 너고, 살리는 것도 너고, 길을 걷게 하는 것도 너고….’ 이렇게 전부 다 주인공이 하는 것임을 믿어야죠. 자기 모습이 자기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부처님 머리 위에 상투를 이렇게 하나 해 놓기도 하고, 또 때로는 (이마를 짚어 보이시며) 부처님을 여기다 새겨 놓기도 하고, 지금도 해 놨지만 때로는 금으로다 이렇게 해 놓은 것은 바로 그게 크고 좋아서가 아니죠. 그 뜻으로 볼 때는 ‘텅텅 빈 모습이다. 텅텅 빈 모습인데 무엇이 있겠느냐. 그런데도 갖추어 가지고 계신다.’ 고 하는 거죠. 텅텅 비고 없기 때문에 갖추어 가지고 있는 거지, 뭐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갖추어 가지고 있을 수가 없죠. 오장 육부가 다 있다면 갖추어 가지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내 손도 빈 손 부처님 손도 빈 손, 내 발도 빈 발 부처님 발도 빈 발, 부처님 몸도 빈 몸 나도 빈 몸, 빈 몸이니까 빈 마음, 함도 없이 하고 가는구나.’ 하고 말할 수 있죠. 그러니 이 모두를 알 양으로 애를 쓰지 말고 모두가 공했다는 거, 우리가 공해서 함이 없이 하면서 지금 생활을 하고 간다는 거, 그러니까 모두가 수억겁 전년서부터 인과로써, 인연으로써 둘이 아니게끔 돼 있다는 거, 그러니까 모두 그 뜻만 대략 알면 그냥 믿고 가도 된다 이겁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바보에게, 아무리 가르쳐도 모르니까 빗자루를 하나 줬단 말입니다. ‘너는 이 빗자루 하나 가지고 항상 쓸고 털고 그래라.’ 하고요. 거기서 터득을 한 거예요. 그러니 우리는 ‘수없이 안다 하더라도 아는 것을 다 놔야 된다. 아는 것을 다 놓지 않는다면 그 아는 것 때문에 길고 짧고, 이렇고 저렇고, 이론이 많아서 외려 갈 길을 더디게 만든다.’ 이런 소리죠.
그러니까 일거수일투족을 버리라는 게 아니에요. ‘하되 함이 없이 해라. 공했으니까 너는 함이 없이 하는 것이다.’ 라는 거죠. 왜,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화면이 이렇게 나오죠? 화면에서 별짓 다 하죠? 그렇게 연기한 사람이 집에 앉아서 보니까 자기가 그렇게 별짓 다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볼 수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저거는 내 환상이 저렇게 하고 있고 나는 그냥 여기 앉아서 그걸 보고 있다고 하겠죠. 그렇게 온통 모든 것을 환상으로 살고 있는데도 우리는 진짜처럼 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어디 다치거나 그런다면 그냥 야단나죠. 그러나 환상인 것을 알면 죽어도 그만 살아도 그만, 이런 것이 다 무심하게 돌아가죠. 알게 되면 얼음판을 걸어와도 아주 편안하게 걸어올 겁니다.
그래, 사람들이 강을 건너는데 얼음이 두껍게 얼었더랍니다. 그런데 고기들을 잡느라고 얼음을 꺼 놓은 자리가 큰 것들이 있어서 잘못 걸으면 풍덩 빠져서 야단들이 나니까 조심스럽게 걸어오는데, 스님네 둘은 하나도 거침없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냥 오거든요. 그래, 옆에서 오는 사람들은 모두 두리번두리번거리고 간이 콩알만 해서 오는데 말이죠. 그래서 다 건너와서 물었어요. “스님, 스님! 스님네들은 이 강을 건너오시는데 겁이 나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으니까 “나는 이 강을 건너온 사이도 없는데 어떻게 겁이 나겠소?” 하더랍니다. 그거와 같이 우리가 지금 살아나가는 게 사는 게 아니다는 걸 알면 그냥 사는 바 없이 사는 거죠.
그래서 내가 그러는 겁니다. 내 몸에 환상이 생겨서 병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관해서 놓으면 그 환상이 둘이 아니게끔 딱…, 왜, 그런 것도 있죠. 이 한 모습에 다른 모습이 딱 들어가서 하나가 된다고요. 그런 거 보죠? 그런 거 보시면 아시듯이 그렇게 수천 개가 들어가도 그거는 들어가고 나간 사이가 없다는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그 병은 그대로 낫는 겁니다. 자기 몸을 자기가 죽일 리가 없거든요.
질문자1(남): 스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 올리고자 합니다. 아까 처음 질문 올린 대로, 그런 정신병이라든지 암이라든지 이런 난치 불치병 환자들은 과거 생부터 여느 사람과 달리 좀더 각별한 인연을 지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병이 왔을 적에, 예를 들어서 큰스님 같은 대 선지식을 만나서 그 고리를 풀든지, 아니면 본인이 수행을 열심히 해서 그거를 녹이지 않으면, 어쩌면 그 병으로 한 생을 마감하고도 다음 생에 또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큰스님: 그거야 그렇죠. 그런데 길을 가다가 댁 같은 사람만 만나도 고리가 풀어질 거야, 아마. 하하하….
(다음 호에 계속)
200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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