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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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위선양하는 소중한 자산‘한글’
누구나 해외에 나갈 때면 맨 먼저 챙기는 것이 명함일 것이다. 한번은 중국을 갔는데 어쩌다가 한글 명함을 주었더니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 못해 난처해했다. 결국 한자로는 어떻게 쓰느냐고 물어서 한글과 한자를 비교해가며 성의껏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처럼 한글명함을 받은 외국 사람들은 한글을 처음 보는 글자라며 호기심을 나타낸다. 그러면 세종이 훈민정음을 지은 때와 초성ㆍ중성ㆍ종성으로 이루어지는 한글의 제자원리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적인 글이라고 칭찬한 외국 학자들의 이름을 힘주어 열거한다. 그럴 때 마다 그들은 놀람과 경이로운 눈길로 대한다. 물론 한자어로 그대로 직접 한글 표기를 했을 때 이해하기 힘든 말은 쉽게 풀이해 써야 할 것도 있겠으나 거의 대부분은 한자어를 읽는 소리대로 한글표기를 해도 지장이 없다.
무릇 글자란 한낱 부호요 기호에 지나지 않으며 그 글자들에 담긴 말에 뜻이 있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음식물을 담는 그릇이 바로 글자인 셈이다. 따라서 그릇은 보기 좋고 튼튼하고 쓰기 편한 데에 가치가 있다면 글자도 누구나 배우기 쉽고 쓰기에 편하면 된다. 더구나 과학적이요, 합리적인 장점을 지닌 한글로서 정인지의 설명처럼 바람 부는 소리, 귀신이 우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까지도 적을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이 일찍부터 활발하게 활용돼 왔다. 조선조에 성행됐던 고대소설도 모두 한글로 써 있고, 신소설을 거쳐 현대소설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손으로 문학작품으로 창작됐다. 이처럼 한글전용을 손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글 자체가 세계에 유례없는 우수한 문자였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언어학자 에스페르센은 “외국 말을 자주 많이 써 버릇하면 똑같은 뜻을 가진 순수한 자기 말에 대한 어감을 서툴게 해 결국은 자기 말을 죽이고 외국 말을 끌어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글은 이미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넘어 이제는 국위를 선양하는데 이르렀다. 최근 세계의 언론은 “한글이 한국의 새로운 수출품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신문이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등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사례를 집중 보도하며 한국의 한글 수출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소수민족이 문자가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착어 ‘찌아찌아’를 지키기 위해 한글을 사용키로 한 소위 ‘한글 섬’ 사연을 소개했다. 부톤 섬은 초등학교는 이미 한글로 된 교재로 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토착어를 보존하기 위해 한글을 표기 문자로 채택했다는 내용이다. 한글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한국의 언어학자들이 문자가 없는 소수종족을 위한 한글 교재를 만들고 있는 현황도 소개했다. 지난 7월 완성된 한글 교재가 소라월리오에 도착, 어린이들은 아침마다 이 교재로 외국의 동화를 배우고 동물이름, 부톤 섬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그들이 배우는 내용 중에는 찌아 찌아 어로 구전되는 전래동화도 있다. 한 거북이가 자신의 음식을 훔친 원숭이를 바나나 나무 덫을 이용해 죽인 후 다른 원숭이들이 복수하러 오자 돌로 된 가짜 거북이를 만들어 이들을 물리친다는 내용 등이다. 서울의 중심, 광화문 광장에 한글날인 10월 9일에 세종대왕 동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상은 좌상(坐像)형태로 대왕이 왼손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펼쳐든 채 오른손을 가볍게 들어 보이는 모습이다. 세종이 국민들을 사랑해 한글을 창제했듯이 인류애 차원에서 한글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하며 이것이 세계화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가 아닐까.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인 한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에 브랜드 이미지를 부여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한다.
200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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