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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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하면 본성을 보지 못한다
[원문]
若知諸法從心生 不應有執 執卽不知. 若見本性 十二部經 總是閑文字. 千經萬論只是明心 言下契會 敎將何用. 至理絶言 敎是言詞 實不是道. 道本無言 言說是妄. 若夜夢見樓閣宮殿象馬之屬 及樹木叢林池亭 如是等相 不得起一念樂着 盡是托生之處 切須在意.
“모든 법이 마음에서 생긴 것임을 알면 마땅히 집착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니라. 집착하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만일 본성을 보게 되면 12부경은 모두 부질없는 문자일 뿐이니라. 천경만론이 단지 마음을 밝히려 하는 것이니 말끝에 알아들으면 경전의 가르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지극한 이치는 말로 할 수가 없는데, 가르침은 말씀일 뿐이니 사실은 도가 아니니라. 도는 본래 말로 할 수 없으므로 말로 해봤자 허망한 것이니라. 만약 꿈에 누각이나 궁전이나 코끼리나 말 따위나 나무나 숲이나 못이나 정자 등의 모습을 보게 되면 잠깐이라도 빠져들지 말지니라. 모두가 망념에 의해 생기는 것이니, 부디 주의 할지니라.

[해설]
‘모든 법이 마음에서 생긴 것임을 알면 마땅히 집착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니라. 집착하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도 ‘하나의 마음(一心)’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기에 모든 것이 마음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면 된다는 말이죠. 그런데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양 집착해서 본래 모양이 없는 진리 즉 실상을 모른다는 말입니다.
내가 있다고 고집하는 순간에 실상을 어둡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 놓아 버려야 됩니다. 우리가 진언을 외우고 염불을 하며 정진을 하거나 무엇을 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상(相)을 마음에 두면 안 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한다면 그 생각 생각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님이 내 눈앞에 보일 것인가, 안 보일 것인가’하는 생각으로 하면 안 됩니다. 달마 스님께서도 정진 중 내 눈앞에 보살상이 보인다면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내가 만들어 놓은 상이자 환영입니다. 집착은 본래 불성을 가리기 때문에, 염불을 한다면 염불에만 일념으로 한 생각 놓치지 않기 위해 몰아붙여 나가야 됩니다. 지장보살님이나, 관세음보살님이나 문자어로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근본실상에서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만일 본성을 보게 되면 12부경은 모두 부질없는 문자일 뿐이니라. 천경만론(千經萬論)이 단지 마음을 밝히려 하는 것이니 말 끝에 알아들으면 경전의 가르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우주의 실상이 둘이 아닌 하나의 도리를 깨쳤다면, 부처님이 생전에 말씀하신 팔만사천 경은 모두 부질없는 문자일 뿐이란 말씀입니다. 눈을 뜨면, 즉 성품을 깨달으면 경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문자ㆍ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도리를 깨닫게 되면 걸림이 없는 겁니다. 경은 깨달을 수 있는 길을 말씀하신 겁니다. 경을 통해서 목적에 도달했으면 길이 필요가 없는 거예요. 버리라는 얘기죠.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뗏목이란 방편에 비유를 했습니다.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버리고 떠나야 된다는 얘깁니다. 우주의 근본실상 차원에서 말씀하고 계신 부분이기 때문에 팔만대장경도 진리 차원에서는 휴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이 때문에 선사들은 “정진을 통해 깨달아라!”라고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깨닫고 나서 경을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는 말씀입니다. 학문을 하시는 입장에선 서운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깨달은 진리인 실상 차원에서 보면 팔만대장경 역시 부질없는 것이라는 얘깁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경을 설하시고 당신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만약에 내가 법을 설했다고 하면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경이라는 자체가 진리가 아니고 군더더기이기 때문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실상자리는 설명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극한 이치는 말로 할 수가 없는데 가르침은 말씀일 뿐이니 사실은 도(道)가 아니니라.’
지극한 실상의 자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역대 조사들도 한 마디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도는 본래 말로 할 수 없으므로 말로 해봤자 허망한 것이니라. 만약 꿈에 누각이나 궁전이나 코끼리나 말 따위나 나무나 숲이나 못이나 정자 등의 모습을 보게 되면 잠깐이라도 빠져들지 말지니라. 모두가 망념에 의해 생기는 것이니, 부디 주의할지니라.’
꿈속에서 이것 저것 나타나는 것들은 모두 환영이기 때문에 속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있었던 일들이 잘 맞는 사람이 있어요. 앞일을 꿈속에서 일러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 의지대로 해야지 이런 것에 빠지면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깨닫기 위한 길만 일러 주셨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깨달아야 되는 겁니다. 달마 스님께서도 정진 중에 그런 현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 그것은 환영에 지나지 않으니, 거기에 속지 말라고 당부하시는 겁니다. ■ 청주 혜은사 주지

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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