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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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보이는 것은 다 마음의 그림자
[원문]
我心空寂 本無如是相貌 若取相 卽是魔攝 盡落邪道 若知幻從心起 卽不用禮 禮者不知 知者不禮 禮被魔攝 恐學人 不知故 作是辨 諸佛 本性體上 都無如是相貌 切須在意 但有異境界 切不用採括 亦莫生파 怖 又不要疑惑 我心 本來淸淨 何處 有如許相貌 乃至天龍夜叉鬼神帝釋梵王等 亦不用生敬重 亦莫 懼 我心 本來空寂 一切相貌 皆是妄相 但莫取相.
나의 마음은 공적하며, 본심은 이와 같은 모습인데 만약 상(相)을 취하면 곧 마구니에 붙들리어 삿된 도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허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절을 할 필요가 없느니라. 절을 하는 사람은 모르고 하는데, 아는 사람은 절을 하지 않느니라. 절을 하면 마구니에 붙들리는 것이니라. 학인이 알지 못할까 염려돼 이렇게 풀이하노라. 부처님들의 본성 위에는 이와 같은 모습이 있을 수 없으니 반드시 명심할지니라.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거든 절대 붙들려 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말지니라. 내 마음이 본래 청정한데 어디에 이런 모습이 있겠느냐. 천인이나 용이나 야차나 귀신이나 제석천이나 범천왕에게라도 공경할 생각을 내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나의 마음이 본래 공(空)한지라 일체의 모습이 모두 허망하니 상을 취하지 말지니라.

[해설]
‘만약 상(相)을 취하면 곧 마구니에 붙들리어 삿된 도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우주의 근본실상은 문자나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모양을 떠난 마음자리인데,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모양을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마구니, 즉 삿된 기운이라는 말입니다. 거기에 휘둘리는 것은 도하고는 거리가 멀며, 그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허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절을 할 필요가 없느니라.’
달마 스님께서는 절을 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우리는 아직 중생이기 때문에 절을 하되 우주의 근본실상, 모양이 없는 자리에 마음을 두고 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본래 마음 자리에서 보면 눈앞에 펼쳐진 모든 존재는 물질이 아닙니다. 우주가 그대로 본래 청정한 불성 자리와 똑같은 자리입니다. 마음에 모양이 없기 때문에 나눌 수 없고 그대로 하나의 생명으로 돼 있는 실상을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 부득이 일원상(一圓相)으로 표현했던 겁니다. 우주의 근본실상 자리에서 달마 스님께서 말씀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삿된 허깨비와 같은 상대를 마음에 두고 절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그러나 절을 아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부처님 경지에 가 있다면 안 해도 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한 범부이기 때문에 수행을 하는 입장에서 본래 실상자리와 하나가 되기 위해 절을 해야 되는 겁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귀의(歸依)’는 ‘돌아갈 귀’자, ‘의지할 의’자를 쓰지요. 그런데, 돌아간다고 했을 때 누구한테 돌아갑니까? 여러분 본래 마음자리에 돌아가서 그 자리를 의지한다 그런 얘깁니다. 귀의한다 했을 때, 불ㆍ법ㆍ승 삼보에 귀의한다고 하면 역사적으로 출현했던 부처님으로 과거, 현재, 미래의 삼천불이 있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극락에 아미타불이 계시고, 동방에 약사여래 부처님이 계시고 그렇게 얘기하지만, 그것은 방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자리는 모양이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방편상 이름을 붙여놓은 겁니다. 본래는 어떤 이름도 붙일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것이든 우리가 편리한대로 이름을 붙여놓은 겁니다. 처음부터 이름으로 나타난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속지 말라는 얘깁니다.
‘절을 하면 마구니에 붙들리는 것이니라 … 부처님들의 본성 위에는 이와 같은 모습이 있을 수 없으니 반드시 명심할지니라.’
달마 스님께서 수행자들에게 실상자리에서는 어떤 문자나 언어로도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니 그렇게 알고 공부를 하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즉,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을 알아듣는 분들은 전생에 공부를 했던 분이고 도저히 알아듣지 못하는 분들은 전생에 공부를 하지 않은 분들입니다. 부처님 공부를 전생에 많이 하신 분들은 부처님 얘기만 하면 신바람이 나는 겁니다. 상근기는 받아들이기 편한데, 중근기는 의심을 하고, 하근기는 전혀 와닿지 않기 때문에 도망을 간답니다.
선(禪)에서 보면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번뇌입니다. 그 가운데 본래 자리를 놓치지 않고 마음을 쓴다면 도인입니다. 원효 스님께서도 무애행(無碍行)을 하셨던 분이신데 그때 당시에는 파계승이요, 온갖 말들을 했거든요. 하지만 원효 스님께서는 본래자리에 마음을 두고 행한 것이기 때문에 걸림이 없어요.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거든 절대 붙들려 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말지니라….’
정진 중에 환영이 보이는 경우보이는 것은 다 마음의 그림자라 굳게 믿고 정진하셔야 됩니다. 진리의 세계에서는 그 어떤 상(相)도 용납이 되지 않으니 어떤 경우라도 상을 취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 청주 혜은사 주지

200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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