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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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을 켠다면 다 같이 밝게 살 수 있어요
아들을 위해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할지요
운?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하나 있는데 얼마 전에 친구들과 싸워 가지고 온몸에 피멍이 들고 초주검이 다 된 상태로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요. 집안의 장손인데 항상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결국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고 들어온 걸 보니 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이러한 아들 녀석을 위해서 제가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할는지요?
답? 부모들에게는, 나는 죽을지언정 내 자식은 죽지 말아야 한다는 그 착이 있거든요. 그런데 부모든 자식이든 착을 두지 말아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어요. 착을 두게 되면 오히려 가던 발목을 쥐고서, 옷자락을 쥐고서 끊임없이 그걸 가지 못하게 매 놓는 형국이거든요. 전구는 많지만 전력은 다 똑같듯, 내가 컴컴하면 자식들도 컴컴해지는 거예요. 내가 밝아야 자식도 밝게 되죠. 한 방에서 살면서 내가 불을 켜면 다 같이 밝게 살 수 있을 텐데, 내가 불을 켤 줄 모른다면 다 같이 컴컴하게 살 수 밖엔 없죠. 그와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좀더 믿어 보세요. 믿는 것도 그래요. 이판사판으로 믿는다면, 나를 끌고 다니는 나의 주인을 믿는다면, 육체가 오늘 죽든 내일 죽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내 주인공을 믿는다면 그 주인공과 둘이 아니게 가설이 되어 있거든요. 자식이다 부모다 부부다 하는 가설이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마음의 그 주인공에 탁 맡기고, 둥글려서 맡기고 있으면 어디 갔다 안 들어온들 걱정이 되나. 걱정이 하나도 안 되는 겁니다. 그렇게 믿으라는 얘깁니다. 그렇게 믿으라는 얘긴데, 벌써 “어디 갔다 왔느냐? 여태 뭘 하고 있었느냐?” 그런단 말입니다.
사랑을 한다면 난 그러고 싶어요. 사랑을 진짜 한다면, 사랑은 주는 것이 사랑이지 받으려고 아등바등한다면 오히려 받아지질 않아요. 그러니 남편이든 자식이든 또는 부인이든 모두가 믿어서, 그저 마음 편안하게 믿어 준다면 아무 데를 가도 남편이나 자식은 자기 어머니를 믿고, 자기 아내를 믿고 이럭하고선 태평하게, 마음 편안하게 일을 하니까 순수하게 어떤 일도 잘되겠죠. 그런데 안에서 바둥거리면 바깥에서도 허둥거리게 돼 있거든요. 그거는 가설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요. 허둥지둥 허둥지둥 하다 보면 일은 일대로 못하고 잡쳐지고, 자식은 자식대로 바둥거리니까 점점 더 달아나가게 되고, 이게 아주 몹쓸 일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얘기해 드리는 거 잘 깊이 들어야 돼요. 가설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어느 사람이 이렇게 했더래요. 남편이 술만 먹으면 주사가 있었던 모양이죠. 그런 괴로움에다가 자식조차 또 그렇게 괴로움을 주는 겁니다. 나가서 며칠씩 안 들어오거나 학교는 나간다는데도 며칠씩 안 들어오다가 기껏 들어와서 하는 소리가 “내가 들어오면 뭘 하느냐? 안 들어오는 게 낫지.” 하고 이렇게 속을 썩이니까 엄마가 있다 하는 소리가, “남편 덕 없는 놈이 자식 덕이 있겠느냐.” 하면서 그저 모두 나가서 빌어먹든지, 나가서 깡통을 차든지, 나가서 그냥 다리 몽둥이나 부러졌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허술히 말을 뱉은 것이 정말 그 이튿날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부러지고, 남편은 유치장에 가 있고 그렇더라는 겁니다. 그러니 그게 누구 속을 썩이는 거요?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썩는 거죠.
차라리 그냥이나 뒀더라면, 차라리 여기다가 맡기고서 모든 것을 그저 믿고 여기다 맡기면 가설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밝아져서 오히려 “엄마!” 하고 들어오고, “당신을 왜 내가 술만 먹으면 그랬을까?” 하고 뉘우칠 수 있는 그런 길을 주게 되었을 걸, 오히려 그렇게 뱉어 버리는 그것이 독이란 말입니다, 독. 아주 극치적으로 속이 상할 때는 독이 나오거든요. 가설이 된 그 줄에 독이 가서 그냥 그 마음들이 독으로 물들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 살림살이가 전부 가설이 되어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과학적이면서 이건 생활이다 이거죠. 그러니 어차피 이 몸뚱이 가지고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 걸, 즉 말하자면 서로 모여서 놀러 한 철 나왔다가 만난 인연들인데, 진짜 사랑하고 그러려면 진짜 거기다 놓고 부드러운 말과 부드러운 행을 해 준다면 점점 가설된 대로 다 밝게 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불이 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나중에는 한 번 밝아져 두 번 밝아져 세 번 밝아져, 그러다 보면 ‘아, 내가….’ 하고 그 부인이 생각하는 대로 자기는 회개를 하는 거죠. 또 부모가 생각하는 대로, 자기는 그렇게 망종같이 해도 어머니는 기다리고 계시고, 어머니는 부드러운 말로 부드럽게 해 주시고 그런다면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하는구나.’ 하는 그러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속으로 그렇게 미워하지 말고, 속으로도 밉지 않게 그냥 내맡겨라. 너도 한 철 놀러 나왔고, 나도 한 철 놀러 나왔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자식이다 부부지간이다 하는 것도 자기 소관의 소유물이 아니다. 다 같이 놀러 나온 거다. 놀러 나왔다가 맺어진 인연들이다. 그러니까 나가서 여자를 보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그게 왜들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걸 그냥 따뜻하게 말해 주고 따뜻하게 행을 해 주고 그런다면, 그 마음은 항상 따뜻한 데로 고이게 되어 있거든요. 여름에는 시원한 데로 고이게 되어 있고. 물은 항상 골짜구니에서 깊은 데로 고이게 되어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오늘부터라도 마음을 신성하게 갖고 모든 것을, 사랑을 한다 사랑을 안 한다를 떠나서 내 마음속의 주인공, 그 주인공을 붙들고 울지언정 ‘서로 이렇게 만난 인연들이 이렇게 속을 썩이니 당신만이 속을 안 썩이게 할 수 있다.’ 하고 맡겨 놓고 울더라도 울어라. 거기다가 아무리 말을 하고 아무리 바가지를 긁어도 소용이 없어요. 오히려 달아나가죠, 자꾸. 이건 마음의 놀이기 때문입니다. 마음놀이. 그런 건 바가지를 긁으면 내가 오히려 물에 빠져서 퍼득거리게 되는 이치가 많거든요. 내가 빠지지 않고는 남을 물에 넣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속이 부릉부릉 끓지 않으면 어떻게 그거를 말을 하겠느냐 이거죠. 말을 하게 되면 내 속이 더 썩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가 망가지지, 그쪽 망가지지. 다 망가지게 돼 있어요.
자식도 어렸을 때 고분고분히 엄마 말을 듣지, 조그마했을 때 그때뿐이지, 거기서 조금 머리가 커지면 그때는 각오를 해야 됩니다. 이미 내 소유물이 아니다 이겁니다. 같이 놀러 나왔던 인연들이 이렇게 만나서 이렇게 사는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자꾸 한 말 되하고 한 말 되합니다만, 나가서 공부를 안 한다느니 한다느니, 공부 공부 공부 공부…, 얼마나 지겹겠습니까?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차가 오니까 차에 치일까 봐 쏜살같이 달아나가더라고요. 그렇게 세 살 먹은 아이도 저 살 궁리를 하는데, 어째서 저 살 궁리 안 하겠느냐 이겁니다. 빤한데, 벌써. 애들이 더 잘 알아요. 그런데 공부 공부 공부 하다 보니까, 이건 자기는 생각할 여유도 없고, 자기가 좀 해야 되겠다 하는 여유를 주질 않아요. 그러고도 귓전에서 자꾸 들어오니까 지겨운 생각이 들죠. 자기가 개선해서 자기가 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여유를 주지를 않아서. 하고 싶은 것도 내가 하고 싶어야 능률이 나는 거지, 남이 해라 해라 해서 하는 것은 능률도 안 생깁니다.
그러니 진짜 사랑을 한다면 모든 점에서 좀더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지혜롭게 이렇게 리드해 나갈 수 있는 그러한 마음 자세나 말 자세 그런 것이 필요한 겁니다. 이건 내 소유물로 알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해야 하고, 꼭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당신은 내 거니까, 내가 꼭 필요한 존재고, 내가 이렇게 하자는 대로 꼭 해야 된다, 이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이 세상에 날개를 가지고 훨훨 날면서 놀러 다녀도 시원치 않은데, 마음으로다가 그냥 딱 묶어서 요렇게 해서 항아리 속에다가 딱 넣어 놓고는 이렇게 한다면 넣어 놓은 사람도 그걸 지키느라고 꼼짝 못하고, 거기 들어간 사람도 꼼짝 못하니 이거는 산 지옥이지, 그게 살아간다고 볼 수 있겠어요?
이것이 우리가 근본적인 이 도리를 모르면 여러 말 해 줘도 그게 소용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살아나가는 거, 우주의 근본은 인간의 마음에 직결이 되어 있다. 이 세상 이치는 전부 가설이 되어 있다. 그러니까 공생 공용 공체 공식화하고 조화를 이루고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게 고정됨이 없다. 그러니깐 공했다. 그러니깐 찰나찰나 바꿔지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 바꿔지면서 돌아가는 생활을 바로 누가 하는가? 자기 안에 자기를 끌고 다니는 그 주인이, 바로 마음내는 주인이 끌고 다닌다. 그러니까 그 마음내는 자체가 바로 그 몸속의 영혼들을 전부 한마음으로 몰
20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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