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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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하루바삐 깨쳐서 여러분이 훨훨 날아 보십시오
과학도 철학도 어떠한 것도 마음의 한 점에서 나옵니다

꼭 내 주인공을 믿고 거기다 일임하고
주인공과 더불어 자문자답하면서
울더라도 주인공을 잡고 우세요

(지난 호에 이어서)
옛날에 부처님께서도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가시다가 “종이 떨어진 거를 주워 봐라.” 하셨더래요. 주워 보니까 향내가 나는 향 쌌던 종이더랍니다. 또 가시다가 “새끼오락지를 주워 봐라.”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새끼오락지를 주워 보니까 생선 묶었던 새끼오락지더래요. 그러니까 썩은 비린내가 나죠.
그러니까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썩은 새끼오락지 냄새를 맡으니까 어떻더냐?” “썩은 비린내가 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그와 같이 지금 불교를 처음 공부하는 초발심자는 반드시 이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친구를 잘못 만나서 사람을 나쁘게 하거나, 또는 싸움을 하거나 피비린내가 나게끔 한다면 이 새끼오락지와 같은 거니라. 그리고 향 쌌던 종이는 모든 친구들과 서로 의합하게, 서로 이해하고 또 나쁘고 좋은 거를 알아서 자기 마음을 자기가 다스리고 자기 몸뚱이를 잘 이끌고 가는 데에 의해서 그 모든 향음이 전부 두루 하느니라. 그래서 배고프지 않고 헐벗지 않고, 또는 집 없는 데서 자거나 하는 법이 없느니라. 향음이 가득 차 있고 꽃이 만발했구나.”라고 하셨답니다. 꽃이 만발했다 하는 것은, 여기 들어오면서 보니까 무궁화꽃 위에다가 횃불을 세워 놓고 저거 해 놨죠? 비둘기! 그거를 한번 생각해 보셨어요?
연꽃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건데 부처님만을 상징한 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떨어질 것도 없죠. 그와 같이 연꽃으로 상징했지마는 나라를 비유할 때는 무궁화꽃으로 하죠. 무궁화꽃이든지 연꽃이든지 다 한마음에서 나가는 겁니다. 불가에서 아침 쇳송에 ‘오종대은 명심불망’이라는 게 있습니다. 국왕의 은혜, 세상 국민의 은혜, 사장(師長)의 은혜, 또는 지수화풍의 은혜, 만물만생의 은혜, 어머니 아버지의 은혜, 모두 은혜 아닌 게 없죠. 길을 딛고 다니는 것도 은혜요 물을 마시는 것도 은혜입니다. 불이 없으면 못 사니까 불의 은혜, 바람 공기의 은혜, 낳아 주신 어머니 아버지의 은혜, 모두가 은혜를 베풀지 않는 것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와 모두 같이 공생하고 공용하면서 공체로서 이 세상에 살고 있으니 바로 우리가 나라를 상징해서 무궁화꽃 위에다가 넣은 것은 마음의 꽃을 말합니다. 즉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나라만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면 우리 가정, 사회 모두 들어갑니다. 모든 은혜가 전부 들어갑니다. 그래서 그 은혜를 생각할 때에 마음의 꽃이란 얘깁니다. 마음이라는 건 상징입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생각을 일으키는 게 불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일으키는 게 불인데 비둘기가 서로 입을 대고 있죠? 그거는 바로 상대성 원리입니다. 만약에 나 하나가 이 세상에 살려고 그러면 살아집니까? 생명은 다 똑같으니 공생이요, 마음은 다 똑같으니 공심이요, 몸뚱이는 다 똑같은 물질이니까 공체요, 이게 전부 같이 돌아가면서 주고받고 먹는 거기 때문에 공식화하고 돌아간다는 얘기죠.
회장이 있으면 사장이 있고, 사장이 있으면 직원이 있고 그렇듯이 직원이나 사장이나 똑같이 평등한 겁니다. 높은 산은 얕은 산이 있기 때문에 높지 얕은 산이 없었다면 높지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얕은 거나 높은 거나, 직원이나 사장이나 다 평등한 겁니다. 사장이 없어도 아니 되고 직원이 없어도 아니 되죠. 그렇기 때문에 평등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등한 진리가 전체를 상징한 겁니다.
마음이 있다고 그래도 일으키지 않는다면,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돌과 돌을 잡고선 탁 치면 거기서 불이 번쩍 일어나는데, 예전에는 그걸 가지고 불을 켜고 살았죠? 부싯돌이라고 그랬죠? 그랬는데 지금 진리가, 돌아가는 원리가 그렇단 얘깁니다. 우리가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불이 들어올 수 없고 인연에 따라서, 상대에 따라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우리가 조화를 이루어서 발전을 일으킬 수가 없습니다. 발전이 될 수가 없죠. 만남이 없는데 어떻게 발전을 합니까? 그래서 인연의 법칙은 그대로 발전의 원천인 겁니다. 그러니까 발전을 해 나가면서 우리가 정신계와 육신계가 그냥 합일해서 상응하고 작용하고 돌아간다면 큰일을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넓히고 넓혀서 생각을 내야 되겠죠. 넓히는 데는 마음은 체가 없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하고, 체가 없는 나가 체가 있는 나를 끌고 다닌다는 그 믿음을 꼭 가져야만이 되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 소크라테스도 ‘너부터 알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랬듯이 사대 성인들이 다 “너부터 믿고 너부터 알아서 세상을 알라.” 이랬거든요. 자기를 모른다면 어떻게 남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남에게 길을 리드해 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나부터 알고 나부터 믿고 내가 어디서 와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지금 현실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것을 좀더 생각해 보고 자문자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아까 상징으로 무궁화꽃에다가 횃불을 해 놓고, 횃불 위에다가 서로 입을 대고 있는 비둘기를 해 놨다고 그랬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나로부터, 내 마음으로부터, 즉 마음을 일으키는 것으로 인해서, 불로 인해서 이 세상 모두 같이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같이 상응을 해야 발전도 하고 창조력도 기르고 창조도 할 수 있습니다. 과학도 물리학도 모두가 한마음 속에서 나오는 거지 마음 떠나서는 없습니다. 생활이 그냥 과학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체가 그대로 과학입니다. 과학이든 철학이든 어떠한 거든지, 마음의 한 점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 한 점! 볼 수도 없고 빛깔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그 마음의 한 점은 우주를 싸고도, 바로 삼천대천세계를 싸고도 남음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에 부처님이나 예수님은 떡 하나를 놓고 이 세상 만물만생을 다 먹이고도 되남았다고 했습니다. 기독교든지 불교든지 타의에서 구하는 것은 다 공덕이 없는 것이고, 그것은 진짜 믿음이 아닌 것입니다. 지금 시대에는 정신계를 떠나서는 절대로 성공을 못합니다. 그리고 세세생생에 잡초라면 잡초끼리 만나는 것이고, 금이라면 금끼리 만나는 것이고, 넝마라면 넝마끼리 만나고 모이게 됩니다.
이 세상 이치를 잘 보십시오. 깡통이면 깡통끼리 모이고 그러듯이 인간도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대로 모이고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모이고 기사는 기사대로 모이고, 이렇게 끼리끼리 모이고 있는 것입니다. 상점에 가 보십시오. 사과는 사과대로 놓고 배는 배대로 놓고 채소는 채소대로 놨습니다. 그거 한 가지뿐만이 아닙니다. 일거일동 다 그렇죠.
보이지 않는 데서도 마음의 차원대로, 차원이 1차원은 1차원대로 모이고 2차원은 2차원대로 모입니다. 새들은 새들대로 모이고 인간은 인간대로 모이고, 짐승은 짐승대로 모이고 지렁이는 지렁이대로 모이고, 삼라만상의 모든 생물이 다 끼리끼리 모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마음 한 가지를 잘 쓰면, 주인공에다 맡기고 잘 다스리면 차원이 그렇게 3차원 4차원 5차원 6차원 7차원, 즉 평등공법으로서의 자유권을 얻을 수 있고 수레공법으로써 자유자재할 수 있는, 중용을 할 수 있는 묘법이 있습니다.
여러분!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기에 상징으로 해 놓은 것은 마음의 아름다움이, 아름다운 마음을 한생각 내면 불이요, 불이 일어나게 되면 사방에 모든 세상을, 아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돌아가는 그 불바퀴와 같으니까 모두가 같이 중용을 해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천지를 한마음에 넣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게 거짓말이 아닙니다.
여러분, 비천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또 내 몸뚱이를 숨기려고 애쓰지 마시고 떳떳하게 마음의 도리를 공부하세요. 그러면 알 바가 있을 겁니다. 마음의 도리를 공부한다면 마음은 이 세상 어디고, 수억겁이 걸리는 먼 데도 한 찰나입니다. 암흑 속에서 지수화풍이 한데 합쳐서 광(光)이 일어나고 그래서 은하계가 생기고, 또 그것이 생겨서 태양계가 생기고, 태양계가 생기면 또 은하계도 많아지고 혹성도 많아지고 별성도 많아지고, 태양계도 많아지고 이러는 원인이 우리네 마음의 그 불씨에서 나온 것입니다.
여러분을 업신여기는 게 아니라 내가 긴 얘기와 짧은 얘기를 엄청나게 한다면 여러분이 오히려 ‘이게 정말 이럴까?’ 하고 뒤로 물러설까 봐 말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한 것만은 다 이해해서 듣고, 모든 것은 바로 각자 여러분이 아니었더라면 이 세상이 없었다는 걸 아셔야 됩니다. 각자 여러분이 없었다면 내 가정도 상대도 세상도 모두가 무효라는 거, 여러분으로부터, 각자 여러분 한 분 한 분으로부터 이 세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 저런 일 생긴 것도 여러분의 마음 탓입니다. 자기가 마음으로써 끌고 다니는 육체를 함부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인제는 좀더 비장한 각오를 가지시고 ‘내 마음의 주인, 영원한 친구! 그 친구가 나를 이끌어 가지고 갈 것이다. 나를 자유스럽게 만들 것이다. 나를 발전하게 할 것이다. 내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 것이다. 모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한마음의 주인공에 전부 가설이 돼 있으니까 둘 아니게 이끌어 갈 것이다.’라고 믿으세요. 모두 가설이 돼 있는 겁니다! 자식이라는 것도 알고 부모라는 것도 아는 그 마음의 줄이 바로 얽히고설켜서 가설이 돼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잘 생각하셔서 모든 주위의 환경도 전부 자기 탓이라고 돌리시고, 자기로 인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고 ‘주인공! 나를 이렇게 이끌고 가지 마라!’ 하고 거기다가 맡기세요. 진짜로 발전하고 경험을 얻고 실험하고 체험하고 나가시려면 꼭 내 주인공을 믿고 꼭 거기다 맡기시고 일임하고 주인공과 더불어 자문자답하시고, 울더라도 주인공을 잡고 우세요. 그런다면 좀더 멋있는 살림살이가 형성될 겁니다. 그럼 이것으로써 마치겠습니다. 질문하시라 그래도 안 하니까 말입니다. 그래, 질문해 봐요.

질문자1(남):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큰스님: 제일 좋아하는 음식요? 나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없어요. 오는 대로 나누어 먹고 가는 거 잡지 않아요.
질문자1(남): 얼마큼 드십니까?
큰스님: 그것도 대중없어요. 먹기 싫으면 안 먹고, 먹고 싶으면 먹으니까요.
질문자1(남): 하루 종일 드십니까?
큰스님: 하루 종일 굶을 때도 있었고, 하루 종일뿐만 아니라 젊었을 때는 굶기도 많이 했어요. 그러나 굶었다고 굶은 게 아니죠. 여러 가지로 먹을 걸 걸머지고 다니지 않으면 먹을 게 생기는 거고요, 먹을 걸 짊어지고 다니면 먹을 게 안 생겨요. 참 그게 아주 묘한 도리죠. 여러분도 한마음을 느끼시고 그렇게 한번 실험해 보세요. 주인공에다가 맡기시고요. 또 질문하실 분 없어요?

질문자2(남): 부처가 부처가 아니고 중생이 중생이 아니라는데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큰스님: 아까도 얘기했듯이 부처 속에 중생이 들어 있고 중생 속에 부처가 들어 있으니 어찌 둘이겠소? 이거 봐요. 댁의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불(佛)이라면 불이 없어서도 안 되고 바로 여러분 자체가 없어도 안 되죠? 그러니까 중생이자 부처고 부처이자 중생이에요. 따로 부처가 있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법당에 들어가면 그 부처님의 형상이 내 형상이고, 아까 ‘일체제불의 마음’이라는 노래 불렀죠? 일체제불의 그 마음이 내 한마음이라는 거, 그 노래를 가만히 생각을 해 보세요. 그렇다면 부처 중생이 둘이 아닐 테니까요. 우리들의 마음을 깨닫고, 또는 우리가 다 물리가 터져서 제대로 파악한다면 부처고 중생이고 언어가 붙을 자리가 있을까요?

질문자3(남): 사후의 세계가 있습니까?
큰스님: 사후의 세계요? 이 자리가 사후의 세계도 되고, 이 자리가 지금 현재의 세계도 되죠. 왜냐하면 삼천 년 전도 오늘이요, 삼천 년 후도 오늘입니다. 오늘도 공해서 쉴 사이 없이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후도, 천당도 이 자리고 지옥도 이 자리고, 하하하…, 죽는 자리도 이 자리고 사는 자리도 이 자립니다. 그러니까 어서 하루바삐 깨쳐서 여러분이 훨훨 날아 보십시오.

질문자4(남): 큰스님께서 수행하실 때 말입니다, 두 번 죽고 한 번 나투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럼 죽는다는 뜻은 무슨 말입니까?
큰스님: 죽는다는 뜻이요? 그렇게 질문을 해야지 말이 나오지요. (대중 웃음) 여러분이 여기에 걸어 들어오실 때 발자취를 짊어지고 들어오지 않으셨죠? 네?
걸음을 한 발 한 발 떼어 놓는 대로 없어졌단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살아가는 것도 고정된 게 하나도 없이 그냥 그냥 막 돌아가요. 그 도리를 알고 내 주인공 거기다가 모든 것을 놓는 것이, 돌아가는 거기 한군데다가 뭉쳐 놓는 것이 바로 죽는 거예요. 나 하나를 나 하나라고 하는 게 아니고 포괄해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것이 죽는 것이에요. 사람들은 ‘내가 죽는다, 내가 아프다, 내가 했다, 내가 망했다, 내가 부자가 됐다, 내가 있다’ 이러죠?
그런데 진리를 볼 때에는 내가 한 게 하나도 없어요. 각자 내가 한 게 하나도 없다고요. 고정된 게 하나도 없이 돌아가고, 이것이 됐다가 저것이 됐다가, 이것도 했다 저것도 했다, 이것도 봤다 저것도 봤다 하니까 고정된 게 하나도 없이 돌아가요.
그래서 한마음 주인공을 깨달으면 그 도리를 알게 돼요. 물리가 확 터지니까요. 왼쪽 두뇌, 바른쪽 두뇌 이 상반이 작용을 하는데, 내가 말할 땐 이렇게 합니다. 송과체 통과제가 이 모든 작용을 하는 한 점에 그 뭐라고, 불이라고 할까요? 그것이 확산을 시켰다가 줄였다가 할 수 있는 작용을,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그 도리를 알면 다 알게 돼 있어요. 열심히 공부하세요. 그러면 죽는 것도 알고 사는 것도 알죠. 나중에 가서는 죽고 사는 그런 것이 바로 무효다 하는 것이 돼요. 또 질문할 거 없어요?

질문자5(남):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큰스님: 우리가 지구에 한데 붙어서 사는 생명들인데 다른 종교가 따로 있겠소?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그건 각자가 ‘이거는 내 종교다’ 하고 창살을 만들어 놓고 창살 바깥을 못 나가는 것뿐이지, 그건 개별적인 자기의 생각일 뿐이지 진리를 생각한다면 모든 게 한군데에 있습니다. 즉, 조각조각이 나서 국한돼 있는 게 아니고 전체가 같이 돌아가는 진리이기 때문에 마음을 넓게 크게 가지라는 얘깁니다. ‘요거는 내 종교다’ 하고 발 한 짝을 놓지 못하는 소인은 중생이라 하고, ‘내 마음은 어디든지 통해 있다’ 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깨달은 자유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거를 생각할 때 내 마음이 옹졸하면 한 발짝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고 바늘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현재에 마음을 넓게 가지고 넓게 보시고, 영의 세계나 유체의 세계나 모두가 둘이 아니게, 이 세상만사가 다 그렇게 같이 돌아간다는 거를 아셔야 됩니다. 이 회색 옷을 입은 것도 살아 있다 죽었다, 여자다 남자다, 동이다 서다 이러는 것이 없이, 그러니까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다는 뜻에서 이 먹물옷을 상징으로 입은 것입니다. 그렇듯이 여러분도 중심을 제대로 두셔야 합니다. 중심이 즉 돌아가는 심봉과 같은 겁니다. 핵 자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자와 전자가 붙으면 에너지가 나오듯이 유체 무체가, 무심이 한데 합쳐지면 작용을 합니다. 그러니까 종교라는 건 제각기 마음먹기에 달린 거지 그렇게 따로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라는 건 무한량이기 때문에 넓게 쓰면 넓은 것이요, 둘이 아닌 것이요, 또는 좁게 쓰면 만날 각자 벌어져 있는 것입니다. 벌어져 있다 하더라도 전부 하나인데 모두 각자가 마음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행을 잘 못하기 때문에, 조건 있는 사랑을 하기 때문에 조건 없는 사랑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그렇게 가기 때문에 융합이 되지 않고 그저 이거는 너의 집 이거는 내 집, 너 나 이것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무궁화꽃 진달래꽃 연꽃, 이 꽃 저 꽃, 꽃이 수없이 많지만 무슨 꽃 무슨 꽃 해서 꽃은 하나지 둘이 아닙니다. 그와 같은 겁니다. 꽃은 많지만 꽃이라는 그 자체는 하나입니다.

질문자6(남): 큰스님, 책을 보니까 말입니다, 자기 자신을 계속 죽이다 보면 신통력까지 나타난다고 그랬지 않습니까? 근데 신통력까지 못 버리고 거기 휘말려 버리면 무당이 되고 그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무당이나 그런 신통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나 점을 봐 주고 그런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입니까, 아닙니까?
큰스님: 이거 봐요. 내가 이 물컵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이거를 가지고 오고 가고 이렇게 했어요. 이걸 볼 수만 있어요. 이게 무당이 하는 짓이에요. 볼 수만 있는 것은 도가 아니요, 듣는 것만 해도 도가 아니요, 가고 올 줄 안다고 해도 도가 아니요, 남의 마음을 빤히 다 안다고 해도 도가 아니요, 모두가 도가 아니라고 그랬어요.
아닌 거예요. 왜냐하면 직접 내가 봤으면 집어다가 주기도 하고 먹을 줄도 알아야 그게 진짜 도예요. 먹지 못하는 건 아무리 봐도, 아무리 들어도 소용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오신통이 다 도가 아니라고 그랬어요. 오신통이라는 것이 만약에 통이라면 통 안에 있을 때는 통을 굴릴 수가 없겠죠? 그렇죠?
그런데 여기서 벗어났다면 이거를 마음대로 굴릴 수가 있겠죠. 그거예요. 여기서 벗어나야 이거를 마음대로 굴릴 수 있다. 배고픈 사람에게 줄 수도 있고 자기가 배고프면 먹을 수도 있지만, 통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영영 이거를 굴릴 수 없다. 즉 말하자면 중용을 못한다 이 소리죠.
질문자6(남): 그 통 밖을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마음을 내고 그런 걸 해도 실천이 안되는 겁니까?
큰스님: 하는 사이 없이 하게 되는 것이 그대로 법이에요. 우리 생활 자체에, 깨달은 분들은 생활 자체에서 자기를 버리고 자기를 죽이고, 그렇게 해서 다시 이 세상으로 살아서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그대로 생활 자체가 여여한 거죠. 이 도리를 공부한다면 엄청난 도리를 알게 돼 있고, 살아나가는 데 모든 것을 좀, 아주 능통하고 능률 있고 아주 푸근하고, 정말 어떻게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이 부자인 것입니다.

사회자: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법문을 들으시고 의문점이 대단히 많으시겠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가 있을 걸로 믿고 질문을 생략할까 합니다.
큰스님: 그럼 여러분, 바로 자기들을 끌고 다니는 마음의 주인을 진실히 믿고 거기다 맡기시고, 거기서만이 나를 이끌어 준다는 그 믿음! 앞에 닥치는 것대로 거기다 맡기고 거기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지켜보시고 거기에서 실험하시고 체험하세요. 그렇게 해서 연방연방 마음을 넓혀 가세요. 정말입니다. 정말 좋은 도리이고 묘법입니다. 그럼 여러분,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위 법문은 1992년 5월 20일 국내지원법회에서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마음선원 홈페이지(www.hanmaum.org, 한마음선원)에서도 같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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