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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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기대
‘기대’만 하지 말고 표현하고 행동 유도해야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하소연 중에 하나가 바로 ‘불평불만’이다. 즉 내가 기대한 만큼 어떤 행동이나 표현, 말 등이 상대에게서 나오지 않는 데에 대한 불만이다. 그러면 대부분 하는 말들은 “우리집 남편은 살갑고 정답게 구는 법이 없어요” “우리 직장 상사는 무조건 명령조로 얘기해요” “우리 엄마는 너무나 일방적으로 저에게 본인의 의사를 강요해요” “우리 남자 친구는 너무나 무뚝뚝해서 표현을 할 줄 몰라요” “우리 여자 친구는 나를 너무 구속하고 간섭해요” 등등.
이것은 상대에게 ‘나에게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이다. 일종의 기대치를 나름 설정해 놓으면 이것에 못미치는 반응이나 표현 양식들이 나오면 우리는 흔히 실망이나 나아가 분개까지 하게 된다. 나한테 이렇게 대하는 남편이나, 직장상사에게 당연히 나의 말이나 행동들도 무뚝뚝하고 불만에 가득 찬(제대로 표현도 안하는) 체로 나가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둘의 관계는 서먹해지거나 서로 불만을 가득 쌓은 채로 으르렁 거리거나 서로 포기하는 상태인 신세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기대치 0으로 갖기
우리는 살면서 나와 다른 의견과 사고와 느낌을 가진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어쩜 니가 그럴 수가 있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어?” “나 같으면 절대 그러지 않는다”라고 비난하고 싸우거나 상대를 힐난한다. 그러나 단호하게 얘기하는 바 그 사람은 당연히 그럴 수 있고,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으며, 그 사람은 절대 내가 될 수 없기에 ‘나 같으면 그러지 않는다’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존재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상대에게서 내가 기대하는 반응이나 말 행동이 나오지 않을 경우 그 사람을 무시하거나 화를 내거나 분개하거나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직장일로 심기가 언짢은 그녀에게 그녀가 먼저 표현 안해도 그이가 자상하게 어루만져 주고 위로해주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주기를 바라겠지만 그는 알 리가 만무하다. 그의 애정이 식어서도 아니고 나에게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단지 그는 그녀가 아니고 독심술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르고 얼마든지 지나칠 수 있는 문제며, 사실은 그 나름대로 그녀 눈치를 보며 심기를 살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 말과 행동이 그에게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급기야는 그에게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한다.
“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무관심해?” “나에 대한 애정이 있는 거야 없는거야?” “나 같으면 자기가 그렇게 상심해 있으면 그렇게 태연하게 있지 못 할거야!”
당황한 그는 버벅대거나 난처한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얼버무리기 바쁠 것이다.
“니가 말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 “왜 나한테 신경질인데?” “니가 항상 그따위니깐 내가 아무 말을 못하는거다”라는 등 상황은 해결되기는 커녕 악화될 뿐이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이러니 상대가 이렇게 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하면 저이도 이렇게 행동하겠지, 말하겠지” “내가 이만큼 베풀었느니 이만큼 돌아 올 것이다” “내가 사랑하니 저 사람도 날 이만큼 사랑해야 해” “내가 친절하게 했으니 그 사람도 친절하게 대하겠지”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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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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