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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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믿고 알고 실천해 ‘부처님 법계’ 가자
혜남 스님 ‘화엄경’ 법회

강 사 : 혜남 스님 (통도사 율주)
일 시 : 2009년 4월 28일
주 제 : <화엄경> 보현행원품
장 소 : 서울 기원정사(구 홍제사)
주 최 : 불천강경협회

모든 부처님 공경·공양… 모든 사람 부처로 보라는 것
참회로 업장 소멸… “허공계와 중생계 다할 지라도” 발원

진나라 때 번역한 60권 <화엄경>에서는 교주로 노사나불을 말하지만 당나라 때 번역한 80권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불을 이야기합니다. 중국 화엄4조로 알려진 청량 징관 스님은 ‘<화엄경>의 교주는 진신과 응신에 걸림이 없는 부처님 더 나아가 십신(十身)에 걸림이 없는 부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화엄경>을 설하는 분(說主)이 부처님인 경우는 39품 가운데 비교적 내용이 짧은 아승지품과 여래수호광명공덕품의 두 품뿐입니다. 나머지 품은 모두 그 지위에 어울리는 보살님들이 법을 설합니다. 특히 마지막 품인 ‘입법계품’에서는 53선지식이 모두 그 법회의 설주가 되고 있습니다.
“문수보살은 ‘지혜’를 보현보살은 ‘이치’를 표현하니 문수와 보현을 합하면 바로 비로자나 부처님이 된다”고 징관 스님이 말씀했듯 <화엄경>에서 가장 대표적인 선지식으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꼽습니다. 이중 굳이 한분을 꼽는다면 보현보살을 말합니다.
<화엄경> 중 보현보살이 설법하신 부분은 제1회 전체인 ‘세주묘엄품’ ‘여래현상품’ ‘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 ‘화장세계품’ ‘비로자나품’과 제7회 ‘십정품’ ‘십통품’ ‘십인품’ ‘보현행품’과 ‘여래출현품’, 제8회 ‘이세간품’ 그리고 53선지식의 최후 선지식입니다.
즉, <화엄경>의 처음과 끝이 보현보살의 설법인 것입니다. <화엄경> 큰 강령인 ‘바로 믿고 바로 알고 바로 실천해 바로 부처님 법계에 들어가자’는 단계 핵심은 모두 보현보살이 설하신 셈입니다. 그래서 보현보살을 여래 장자(長子), 법계(法界) 원왕(願王)이라고도 합니다.

53선지식의 마지막 선지식인 보현보살이 설하는 80권 <화엄경> 마지막 두 게송을 소개하면

세계 티끌 마음생각 헤아려 알고
큰 바다의 물 다 마실 수 있고
허공을 헤아리고 바람을 꿰매더라도
부처님 공덕 다 설할 수 없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공덕의 바다를 듣고
기뻐하여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낸다면
칭찬하고 찬양한 바와 같이 다 얻으리니
삼가 여기에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첫 번째 게송의 뜻은 ‘삼천대천세계를 티끌로 만들어 그 숫자와 같은 중생들의 갖가지 생각을 다 헤아려 알 수 있고 향수해와 같은 큰 바다의 물 다 마실 수 있고 허공을 헤아릴 수 있고 바람을 꿰맬 수 있더라도 부처님의 공덕은 다 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게송은 ‘만약 어떤 사람이 위에서 설명한 부처님의 공덕에 대한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낸다면 본인이 칭찬하고 찬양한 바와 같이 언젠가는 본인이 부처님이 얻은 공덕을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니 근신하여 여기에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60권 <화엄경>과 80권 <화엄경> 끝맺음과 달리 별도 유행돼 <보현행원품>으로 널리 독송되는 40권 <화엄경>의 제40권에는 ‘광대무변한 부처님 공덕은 나와 같은 보살이 다 설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방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이 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 겁이 다하도록 연설하더라도 다 말할 수 없다고 설한 다음에 만약 이러한 공덕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열 가지 광대한 서원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열 가지 서원 가운데 네 가지만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는 모든 부처님을 예배 공경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시방 세계에 계시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부처님을 내가 몸과 말과 생각을 깨끗이 하여 항상 예배하고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화엄 법성도리에서 보면 일체중생이 모두 불성을 가진 부처님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법신이 육도에 유전하는 것을 부처라고 한다”라고도 말하고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세 가지는 차별이 없다”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을 예배 공경하는 수행’을 닦는 보살은 내가 만나는 사람을 비롯해 인간관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모두 부처님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동물들에게도 죽기를 싫어하는 마음을 가진 것은 똑같음으로 꿈틀거릴 줄 아는 것은 모두 불성이 있는 것으로 믿어, 그들을 함부로 해치지 않고, 식물도 함부로 밟아버리지 않도록 해 자연 환경까지도 함부로 파괴하지 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둘째는 여래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방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을 칭찬하는 수행입니다. <화엄경>에는 부처님을 찬하는 게송이 수 없이 많습니다. ‘세주묘엄품’은 화엄법회에 참석한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 성도를 축하하고 법문을 듣기 위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부처님의 성도를 축하하러 와서 각각 보고 느낀 대로 부처님을 칭찬하는 것입니다. 이 정신을 활용해 인간 상호간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을 배우고 감사하는 마음을 배워야할 것입니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과거 무수한 유공자를 칭찬하고 푸른 산 흐르는 물과 심지어 문명의 이기에 대해서도 칭찬하고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는 널리 공양을 올리겠다는 소원입니다. 시방삼세에 계시는 많은 부처님과 보살님에게 향으로 공양 올리고 등으로 공양 올리는 물질적인 공양도 있고 보다 수승한 법공양도 있습니다. 법공양이라는 것은 경전에서 설하신 대로 수행하는 공양입니다. 보시하라는 가르침을 받았으면 보시하고 인욕 하라는 가르침을 받으면 인욕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보현행원품’에서는 중생을 이익케 하는 공양, 중생을 섭수하는 공양, 중생의 고통을 대신하는 공양, 부지런히 선근을 닦는 공양, 보살의 사업을 버리지 않는 공양, 보리심을 떠나지 아니하는 공양이 있습니다.
‘중생을 이익케 하는 공양’은 각자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남에게 이익 되는 일을 해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중생을 섭수하는 공양’은 자비심으로 중생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부처님을 향한 공양이라는 것입니다. ‘중생의 고통을 대신하는 공양’이란 중생의 고통을 가엽게 여겨 그것을 내가 대신하여 주는 것이 부처님의 뜻에 계합하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히 선근을 닦는 공양’이란 것은 부지런히 일체의 착한 일을 닦는 것이 바로 부처님에게 공양 올리는 것이란 뜻입니다. ‘보살의 사업을 버리지 않는 공양’이란 보살의 사업을 버리면 일체중생을 즐겁고 이익 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리심을 떠나지 아니하는 공양’이란 항상 보리심을 지니고 버리지 않는 것이 바로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이 된다는 뜻입니다.
넷째는 업장을 참회해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 무시이래로부터 지은 한량없는 죄업을 몸과 말과 생각을 깨끗이 해 모두 참회하고 깨끗하게 살겠다는 발원입니다. 이와 같은 모든 소원을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할 때까지 생각이 이어져 끊어짐이 없게 하여도 몸과 말과 생각에 피로하거나 싫어함이 없이 나의 원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정리=노덕현 기자 dhavala@buddhapia.com
200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