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2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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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선지식을 찾아가 물어라
[원문]
若自己不明了 須參善知識 了却生死根本 若不見性 卽不名善知識 若不如此 縱說得十二部經 亦不免生死輪廻三界受苦 無出期時 昔有善星比丘 誦得十二經部 猶自不免輪廻 緣爲不見性.
만약 자기를 분명히 알지 못하겠으면 선지식을 찾아가 오랜 세월동안 나고 죽은 그 근본을 깨달아야 하느니라. 자기의 본성을 보지 못하면 선지식이라 할 수 없으니 설사 12부 경을 설한다 하더라도 생사(윤회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삼계를 윤회하며 고통을 받느라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라. 옛날에 선성이라는 이가 12부 경을 모두 외웠지만 여전히 윤회를 면하지 못하였다 하는데 이것은 자기의 본성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해설]
선지식(善知識)이란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 바른 길로 인도하는 분을 말합니다. 우리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는다면 좋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하다면 선지식을 찾아가야 하겠지요.
본래의 ‘나’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했습니다. 여기서 ‘나’는 육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육신은 마음이 머무는 집에 지나지 않습니다. 육신은 마음이 끌고 다니는 거예요. 나는 마음이지, 몸은 참나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눈이 보고 귀가 듣고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있기 때문에 보고 듣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나는 육신이 아니고 마음이 진짜 나다’라고 믿는 것이 나를 바로 보는 것입니다. 마음이 나라고 할 때, 그 마음은 생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서 ‘불생불멸’이라 했습니다. 진짜 나는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알게 되면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본래 마음자리를 ‘나’라고 봤을 때, 그 자리에서 보면 이 우주 역시 마음으로 되어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육안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당장 문밖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본래 우리 마음자리에서 본다고 하면, 이 벽도 걸림이 없어요. 마음에서 보면 이 벽 또한 물질이 아닙니다. 육안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경계가 끊어지기에 그렇습니다.
우리 본래 마음이 ‘나’라고 했을 때 그 본래 마음자리에서 보면 이 우주가 다 마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우리가 인격적으로 ‘부처님’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런데 이 자리, 즉 성품을 보는 것은 선지식을 통해 가르침을 받고 수행을 통해 업을 녹이고 맑힐 때 가능합니다. 그러니 ‘자기의 본래 자리를 알지 못하겠으면 선지식을 찾아가 오랜 세월동안 윤회한 그 근본을 깨달아야 하느니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자기의 본성을 보지 못하면 선지식이라 할 수 없으니, 설사 12부 경을 설한다 하더라도 생사(나고 죽음이 끊임 없는 미혹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해 삼계를 윤회하며 고통을 받느라 벗어날 기약이 없다고 했습니다.
12부 경은 바로 부처님이 일생을 통해서 말씀하신 모든 경을 말합니다. 성품을 보지 못한다면 팔만대장경을 다 외워도 생사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우주가 그대로 하나의 마음으로 된 그 소식을 알고 그 자리에 마음을 두고 경을 보면 아무 것도 걸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성품을 보지 못한다면 염불을 하고 <천수경>과 <금강경>을 외운다고 하더라도 달마 스님께서 앞서 말씀하신대로 큰 이익이 없다는 말입니다.
염불할 때도 염불하는 그 자리가 부처님 자리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번뇌의 마음이기 때문에 생각하기 이전의 마음자리가 본래자리이고 부처님 자리라는 것입니다. 그 자리를 마음에 두고 경을 보고 염불하고 진언을 외우고 화두를 들었을 때 우리가 성품을 볼 수 있는 그런 수행이 된다는 말입니다.
옛날에 선성(善性)이라는 이가 12부 경을 모두 외웠지만 여전히 윤회를 면하지 못하였다 하는 것은 자기의 본성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선성이라고 하는 분은 부처님께서 전생에 보살행을 하실 때 아들이었습니다. 출가를 했는데 얼마나 총명했는지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을 모두 외울 정도였습니다. 이 분이 홀로 선정에 들면 사선정(四禪定)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 경지까지 갔던 분이 도반을 잘못 만나서 다시 ‘법도 없고 부처님도 없다’고 함부로 말하게 됩니다. 12부 경을 모두 외우고 사선정까지 들었지만 성품을 보지 못한 겁니다. 성품을 확실히 보지 못했기 때문에 법도 없다는 말을 하게 되고, 부처님도 없다는 말을 함부로 하게 된 겁니다.
경은 달을 가리킨 손가락입니다. 달을 보는 것은 성품을 보는 것이니, 달마 스님께서 경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이 말씀 하신 참뜻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씀하신 겁니다. 어떤 경이라도 우리의 성품 자리에서 말씀을 하신 것이니, 먼저 성품을 보는 눈을 떠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 청주 혜은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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